20년 넘게 무료로 어려운 이웃의 식사를 챙겨온 한 60대 여성이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 기증과 인체조직 기증으로 100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6일 뇌사 상태였던 고(故) 장송구(67)씨가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뇌사 장기 기증으로 간장, 신장(우), 안구(좌우)를 4명에게 기증하고, 인체조직 기증을 통해 100여명의 기능적 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숨졌다고 10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1일 집에서 갑자기 구토하며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은 생전 생명 나눔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뇌사 장기 기증과 인체조직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또 생명 나눔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에서 2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고인은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시장에서 수산업 중개인으로 일할 때 혼자 동생들을 보살폈다. 고인은 결혼 후 봉제업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20년 넘게 무료 식사 봉사를 하고 불우한 이웃에게 후원도 해왔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끝에서 전한 아름다운 나눔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