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두 쪽으로 갈라진 민심

탄핵 표결…두 쪽으로 갈라진 민심

기사승인 2024-12-14 06:00:07
표결을 하루 앞두고 서울 곳곳에서 진보 시민단체와 보수 시민단체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예솔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민심은 엇갈렸다. 서울 곳곳에서는 진보 시민단체와 보수 시민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표결을 하루 앞두고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대립은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다. 일부 집회에선 상반된 의견을 가진 참가자끼리 충돌하면서 고성이 오가거나 몸싸움이 일어났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선 “내란수괴 윤석열을 당장 탄핵하라”는 구호와 “이재명을 구속하라”는 외침이 겹쳐 들렸다.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탄핵버스’ 출정식 현장에서 찬반 세력 일부가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탄핵버스 탑승자 80여명은 당사 앞 도로에 ‘국민의 민심에 따라 대한민국 밖으로 퇴거를 명령한다’라고 적힌 노란색 퇴거명령서를 붙였다.

퇴거명령서를 본 ‘탄핵 저지’ 입장의 시민들은 “XX들아, 닥쳐라” “(퇴거명령서) 쓰레기를 치우고 가라” “집으로 꺼져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항의했다. 오는 14일 표결을 앞두고 양측 간의 감정의 골은 극단으로 치달은 분위기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열린 진보 단체의 시위에서도 양측 지지자들은 상대 진영을 향해 고성과 욕설·야유를 내뱉으며 기싸움을 했다.

지난 1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와 경찰이 충돌했다.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시민이 뒤엉키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도 집회 참가자와 경찰이 충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시위대는 용산구 대통령실 근처를 거쳐 삼각지역과 숙대입구역 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집회 측이 행진하는 동선이 보수단체와 겹친다는 이유로 경찰이 막아서자, 참가자들은 바리케이드를 밀고 반대 차선으로 점거했다. 경찰은 차벽을 세우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도 찌푸리게 했다. 주행하던 차량은 역방향으로 돌아 나가면서 “길 막지 말라” 등 소리치며 지나갔다.

분열은 집회에서 나아가 온라인에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연예인 등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강요하거나 집회 현장 인근 가게가 비협조적이라는 이유에서 후기 테러를 하기도 했다. 가수 임영웅과 가수 출신 배우 차은우는 지난 7일 인스타에 탄핵소추안 표결과 관련 없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이 시국에 제정신이냐” “집회나 가라” 등의 악플 폭탄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두 집단 간의 대립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수와 진보 단체 등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집회를 예고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오후 3시부터 ‘범국민 촛불대행진’을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14일 토요일까지 매일 광화문에서 윤 대통령 탄핵 저지를 위한 맞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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