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장악한 이재명, 팬카페 이장직 내려놓고 ‘대중 이미지’ 강화

당권 장악한 이재명, 팬카페 이장직 내려놓고 ‘대중 이미지’ 강화

20만 회원 ‘재명이네마을’에 “이장직 내려놓겠다” 선언
조기대선 가능성 열리면서 중도층 공략 신호탄?

기사승인 2024-12-18 06:00:08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자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유희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해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두고 중도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당권을 장악한 이 대표는 대선 주자로서 ‘대중적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다지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6일 밤 ‘재명이네 마을’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려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장직을 내려놓은 이유에 대해 “최근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다”며 “사실 이장직에 특별한 권한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인 만큼 제 업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재명이네 마을’은 2022년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 개설된 팬카페로, 현재 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가 갑작스럽게 이장직을 내려놓은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그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 확장을 위해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이 대표는 국정 안정과 내란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정권을 끝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이 대표가 한동안 바쁘게 움직여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지지층에게 먼저 알림으로써 고정 지지층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재명이네 마을 등 팬카페는 이 대표가 2022년부터 중앙당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지 기반이 되어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이 대표는 당권을 확보하기 위해 당원들의 지지가 필수적이었다. 

당시 당권 경쟁에서는 당원들의 표심이 결정적이었고, 이 대표는 첫 당 대표 선거에서 77.77%의 득표율로 당선되었으며, 이는 민주당 역대 최고 득표율이었다. 2024년 8월 두 번째 당 대표 출마에서도 85.40%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러한 압도적인 지지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당원들의 지지가 당권 확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제 이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대중적인 이미지다. 그가 고정 지지층을 유지하면서 중도층을 확보하는 것이 대선을 준비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최근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는 등 중도층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1대 이재명과 22대 이재명 그리고 대선주자인 이재명은 다르다”며 “이제는 대중적 이미지를 위한 중도외연 확장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이 대표는 계속 중도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19일에는 이 대표 주재로 상법 토론회가 열린다. 경제계와 개인 투자자들이 참석할 예정인 이번 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재계의 우려 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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