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인 LG CNS가 내년 2월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LG CNS가 기업공개(IPO) 대어로 평가받는 만큼, 위축됐던 공모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방아쇠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경쟁업체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과 그룹 차원의 장기적인 지지 등 호재 요인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 CNS는 내년 2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LG CNS는 이번 상장에서 총 1937만7190주(공모 후 상장예정주식수의 약 20%)를 모집할 예정이다. 전체발행주식수는 9688만5948주로 이 가운데 지분율 28.49%(2760만544주)는 상장 직후 거래가 가능하다.
희망공모가 5만3700원에서 6만1900원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밴드 하단 기준 5만3700원에서 상단 6만19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원에서 최대 5조997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 1월9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같은달 21일·22일 이틀간 공모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3개사이고,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JP모건 4개사다.
지난 1987년 1월14일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설립된 LG CNS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 기술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울러 시스템 통합·시스템 운영(SI/SM) 사업 개발에 참여해 이를 공공서비스, 금융, 통신, 제조, 소매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시키는 등 수많은 DX 사업으로 영역을 넗히고 있다.
LG CNS는 올해 초부터 AI 사업발굴과 연구, 사업수행 조직을 통함한 AI 센터를 출범했다. 또 생성형 AI를 활용해 기업고객을 지원하는 ‘Gen AI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차세대 먹거리인 AI 사업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톱 클라우드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LG CNS는 공모가격 산정을 위해 IT 서비스산업 특성을 고려하여 주가수익비율(PER) 상대가치 평가 방법을 적용했다. 최종 비교기업(피어그룹)은 국내외 유사성이 높은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일본 NTT 데이터그룹이 선정됐다. 당초 글로벌 IT 서비스기업인 액센추어도 포함됐으나, LG CNS가 국내 시장 및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점 등을 고려해 제외했다.
주당 평가가액은 확정된 비교기업의 올 3분기 기준 최근 4개 분기(LTM) 지배주주순이익(약 3837억원)에 평균 PER 22.6배를 적용해 8만9378원으로 산출됐다. 여기에 39.9%~30.7%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액 밴드를 하단 5만3700원, 상단 6만1900원으로 결정했다.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리츠 제외) 평균 할인율이 21.9%~35.7%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시장 예상보다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셈이다.
높은 영업이익률과 상장 의미 남달라
투자업계에서는 LG CNS에 대해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선보여왔던 점과 LG그룹 내에서도 LG CNS의 상장이 중요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우선 LG CNS는 경쟁업체인 삼성 SDS, 현대오토에버, SK C&C 사업부 등 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LG CNS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7.9%로 삼성SDS(6.9%), 현대오토에버(5.9%), SK C&C 사업부(5.2%)를 모두 뛰어넘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살펴봐도 LG CNS의 영업이익률은 8.3%로 경쟁사들을 모두 제쳤다.
특히 LG그룹과 장기적인 발전을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LG CNS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지주회사 LG 지분율이 49.95%, 구광모 LG그룹 회장 1.1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0.84%,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0.28%, 구본식 LT그룹 회장 0.14% 등으로 총수일가의 직·간접 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LG CNS가 성공적으로 공모절차를 마무리하면 구광모 회장이 보유한 LG CNS 주식 가치는 지난 2일 장외거래가(11만7500원) 기준으로 1100억원을 넘게 된다. 이는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장 자회사 상장 시 적용되는 할인율을 감안하더라도 LG CNS 지분 49.9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LG의 순자산가치 증가도 기대된다”며 “LG CNS의 견실한 성장이 지주회사 LG와 총수일가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하기에 LG CNS에 대한 그룹 차원의 장기적인 지지와 합리적 경영의사결정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