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아귀를 사용하는 아귀수육·아귀찜 전문점[맛좋은 칼럼]

생물 아귀를 사용하는 아귀수육·아귀찜 전문점[맛좋은 칼럼]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기사승인 2024-12-23 18:11:12
아귀수육.
아귀찜.

아귀는 머리가 크고 무시무시한 입을 가져 흔히 ‘바다의 악마’라 불리는데 겨울이 제철이다. 아귀는 불교에서 악업을 저질러 굶주림의 형벌을 받는 아귀에서 나온 말로 입이 크고 흉하게 생긴 모습에서 유래된 듯하다. 

'아귀'는 표준어이지만 일반적으로 경상도 사투리인 아구로 많이 불린다. 그래서 아귀찜보다는 아구찜이 아귀수육보다는 아구수육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30년전 까지만 해도 아귀는 생김이 못생긴데다가 쓰임새도 없어서 어부들이 그물에 걸린 아귀를 바로 부둣가에 내던질 만큼 천대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생긴 모습과는 달리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영양가가 높고 비타민 A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요즘은 없어서 못 먹는 귀한 생선으로 여긴다.

대전 서구 탄방동 ‘별주부해물찜&탕’은 이런 귀한 생물 아귀로 만든 아귀수육, 아귀찜 해물요리전문점이다.

'별부부해물찜탕'은 고급스러운 카페분위기로 가족외식과 단체모임을 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맛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누구와 함께해도 엄지척을 꼽는다.

100평의 넓은 매장으로 깔끔한 오픈주방은 깨끗해 위생과 청결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 화이트 톤의 깔끔한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세련된 카페분위기로 여기가 식당 맞나할 정도로 깔끔하다. 통 창으로 개방감도 좋아 답답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테이블 간격도 넓고 룸으로 된 연회석이 많아 연말연시 각종 모임에 인기다.

메인메뉴 생 아귀찜과 아귀수육은 대전에서 처음으로 생물을 사용한 원조집으로 포항에서 갓 잡은 아귀를 사용한다. 아귀로 유명한 마산지역의 아귀찜은 건조한 아귀를 사용해 조리하지만 이집은 생물 아귀를 그대로 사용한다. 아귀는 생물을 바로 찜으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싱싱함이 생명이다.

생 아귀찜은 아귀를 살짝 데친 후 미나리, 절두콩나물, 미더덕 등과 특제양념장을 넣어 한 번 더 걸쭉하게 졸여 발갛게 무쳐 내는데 아귀 살이 쉽게 풀어지지 않고 매콤하고 자극적인 양념이 아귀의 부드러운 살과 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아귀 살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며 양념이 잘 배어들어 풍미가 가득하다.

손으로 부드러운 살을 발라먹고 말랑말랑한 뼈까지 씹어 먹고 나면 이것이 아귀의 참맛이구나 하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다. 요즘은 순살 아귀찜이라는 메뉴도 있지만 아귀찜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귀의 껍질과 연골 맛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껍질과 연골을 살려서 나온다. 아귀와 콩나물을 건져먹은 후에 볶음밥 맛도 별미.

생 아귀수육은 생물을 사용해서 아귀 애와 내장도 함께 먹을 수 있다. 아귀수육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집만의 노하우로 아귀수육을 만들어냈다. 부드럽고 쫄깃한 아귀 살이 국물에 푹 익혀져 깊고 진한 맛을 준다. 아귀의 고소한 맛과 특유의 담백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잡내없고 쫀득해서 술안주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맛에 주중에는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들로 예약을 안 하면 기다려야 한다.

오준석 대표는 2005년 탄방동 화로천년을 탄생시켜 대전의 명소로 만들었던 인물이다. 현재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담당하면서 항상 도전하는 열정으로 대전의 백종원으로 불리는 탁월한 외식경영전문가다.

1층에 소갈비살 고깃집 정일품과 인근에 착한감자탕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별주부해물찜탕은 최근에 둘째 아들 오동훈이 대를 잇기 위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큰 아들은 인근에서 대청얼큰오징어찌개를 운영하고 여동생도 인근에서 백선당안동찜닭을 운영하고 있어 로데오타운거리를 오 대표 가족외식타운으로 만들었다.

이런 인기비결은 오 대표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탁월한 경영능력이 아닐까. 오 대표는 별주부해물찜&탕을 창업했을 때 오기와 열정으로 6개월 이상 전국을 다니면서 발품을 팔아 최고의 맛을 찾았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1년 동안 연구와 실험을 거쳐 오늘의 맛을 탄생시킨다. 적당히 할 수도 있었지만 음식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맛을 찾는 노력이 일구어낸 결과라고 한다.

그래서 오 대표는 음식색깔만 봐도 무엇이 부족한지를 금방 안다고 한다. 그리고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세밀한 원인분석을 통해 알아내서 시정해준다. 거기다 직원들의 친절함도 한 몫 한다. 이런 노력은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난 후에 남는 음식잔반을 보면 안다. 뼈와 조개껍질 등을 제외하면 거의 나오질 않는다. 그만큼 밑반찬부터 메인음식까지 남기지 않고 거의 다 먹는 다는 뜻이다. 이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살다보면 미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어떤 음식을 먹으면 희한하게 미각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해물요리를 먹을 때가 그렇다. 이런 요리를 맛보면 미각을 관장하는 돌기세포가 일어나 다른 음식의 맛도 감지하는 것이다.
오준석 별주부해물찜&탕 대표.
별주부해물찜&탕 내부 전경.
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
명정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