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둔 한남4구역이 홍보관을 오픈하고 본격 홍보에 돌입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치열한 경쟁 속 양사의 비방전이 펼쳐지며 눈살이 찌푸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홍보관을 마련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 홍보관을 열고 공식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양사는 모두 사전예약제로 홍보관을 운영했으며 오픈 첫날부터 조합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홍보관 오픈은 시작부터 난항이었다. 양사는 홍보관을 각각 마련했는데 개별 홍보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며 용산구청이 하나의 홍보관을 운영하라고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조합은 인근 남영2구역 입찰 시 시공사들이 개별 홍보관을 운영한 사실을 참고해 개별 홍보관 마련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합과 양사는 촉박한 일정 탓에 예정대로 홍보관을 열었다.
전날 열린 합동 설명회부터 홍보관까지 양사는 치열한 신경전을 보였다. 오전 10시 현대건설의 조합원 설명회에서는 연신 삼성물산 공약을 되짚으며 ‘기대에 미치는 조건이 맞냐’고 물었다. 또, 주차대수, 설계, 창호, 공사 조건 등을 비교하며 현대건설의 강점 강조와 삼성물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양사 모두 세대당 5평의 커뮤니티 조성을 공통으로 제안했는데 설계도를 보면 삼성물산은 경비실과 공공시설 포함 4.7평”이라면서 “제안서와 홍보자료마다 면적에 대한 내용이 다르다. 신뢰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도면과 제안서 모두 공통되게 5평”이라 밝혔다.
또한 “창호도 현대건설은 거실 2.5m, 침대 2.4m로 삼성물산(거실 2.3m, 침실 1.5m) 대비 크다. 시공사가 원가를 줄이기 위해 창문을 줄이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창호는 인테리어 공사시 가장 많은 돈을 차지하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현대건설은 차별화, 분담금 최소화, 약속 이행을 약속했다. 관계자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 공동 설계를 통해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하며 “아파트 주동도 29개동으로 경쟁사(25개동) 대비 쾌적하다”고 말했다. 책임준공확약서를 포함한 5대 확약서를 통해 이를 약속하겠다”고도 했다.
삼성물산도 전날 열린 합동 설명회부터 현대건설 공사 중단과 공사비 인상을 지적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공사 중단 사례가 여러 번 있지만 우리는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와 관련해서는 “현대건설의 총공사비 1조4855억원(3.3㎡당 881만원)은 필수 사업비 등 960억원을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삼성물산은 공사비로 1조5965억원(3.3㎡당 938만 원)을 제안했다.
또, 차별화된 점도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상업시설에 의료·교육·문화시설 등 분야 브랜드 약 80곳과 입점 제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유명 학원인 ‘청담어학원’과 영어유치원 ‘아이가르텐’ 등도 포함됐다. 또, 기존 건물을 홍보관으로 단기 임대해 자원과 공간 낭비를 최소화하는 등 효율적인 홍보관 운영을 통해 관련 비용이 추후 조합원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남4구역 경쟁은 초기부터 눈길을 끌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대결이 15년 만에 성사됐기 때문이다. 또, 한남뉴타운 재개발 중 우수한 사업지로 꼽히는 한남4구역 입찰로 양사 모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양사는 일반적인 아파트와 다른 특화 설계부터 공사비 절감, 조합원 분담금 절감, 한강뷰 조망권 확보 등 연신 공약을 발표했다.
홍보관을 찾은 조합원들도 고심이 깊어졌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 A씨는 “원래는 삼성물산에 마음이 갔는데 설명 들어보니 현대건설이 실용적인 측면에서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B씨도 “삼성물산과 비교해 봐야겠지만 일단 현대건설의 조건도 마음에 든다”고 털어놨다.
양사의 네거티브 홍보에 불편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C씨는 “조합 입장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공사들이 들어와서 좋은데 강점 강조가 아닌 허점을 찾아 우위를 선점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수 조합원이 경쟁 입찰을 원하는데 과열 경쟁으로 인해 자격 상실하는 시공사가 나올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