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출신 최승현 “큰 실수로 몰락…염치없어서 멤버들 연락 못 해” [쿠키인터뷰①]

빅뱅 출신 최승현 “큰 실수로 몰락…염치없어서 멤버들 연락 못 해” [쿠키인터뷰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 배우 최승현 인터뷰

기사승인 2025-01-16 08:00:05
빅뱅 출신 최승현(탑). 더 씨드 제공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탑 최승현입니다. 11년 만에 인터뷰를 하게 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고, 신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소격동 한 카페, 그룹 빅뱅 출신 최승현(탑)이 11년 만에 취재진을 마주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관련 인터뷰였지만, 사실상 사죄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2017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빅뱅 탈퇴 후 SNS에서 팬들과 설전을 벌여 빈축을 샀다. 급기야 은퇴까지 선언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을 확정하며 활동을 재개했고, 그의 합류를 두고 ‘인맥 캐스팅’이라는 잡음이 일기도 했다. 작품이 공개된 후에는 연기력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 가운데 인터뷰 진행은 오롯이 본인의 뜻이었다. “넷플릭스 및 관계자분들께 부탁을 드렸어요. 그동안 소통 창구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경솔하게 SNS로 심경을 전하면서 오해를 사기도 했고요. 단추가 잘못 끼워지다 보니 상황이 거듭 안 좋아졌는데, 일단 만나 뵙고 사죄드리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습니다.”

2006년 빅뱅의 멤버로 데뷔해 큰 사랑을 받은 그지만, 마약 이슈에 휘말리며 삶은 뒤바뀌었다. 2023년 결국 팀을 떠나기로 했고, 그로부터 1년 후 빅뱅 팬과 빅뱅 멤버들의 SNS 계정을 차단해 그룹을 부정한다는 비판을 직면했다. 그는 “너무나 무너져 있어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찬란한 영광을 누리고 과분한 사랑을 받았지만 너무나도 큰 실수를 저질러서 제가 겪어보지 못한 추락과 몰락을 경험하게 됐어요. 스스로 어둠의 끝까지 같던 것 같아요. 가족을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들, 팬들에게 너무 큰 상처와 배신감을 드렸죠. 당시에는 일어설 수 있을 거란 희망도 없었고,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라이브로 경솔하게 말했던 것이 너무 후회스러워요. 평생 죄송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각한 자기혐오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도 털어놨다. 빅뱅 탈퇴 역시 스스로 드는 모멸감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빅뱅이라는 이름에 큰 피해를 준 사람으로서 팀을 떠나겠다는 생각을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말한 지는 오래됐었어요. 혼자 활동하면서 질타를 받는 것은 제가 감내해야 하지만,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진 않았어요. 염치가 없어서 연락할 수 없어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오랜 공백기 동안 음악 작업에 몰두하면서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에게 음악은 유일한 숨길이었다. “7~8년 전부터 집과 작업실만 왔다 갔다 했어요. 머릿속에 생각이 많을 때 곡을 만들었는데, 제가 듣고 싶어서 만든 노래들이 쌓였어요. 그러면서 저라는 사람이 존재하는 목적을 깨달은 것 같았어요.”

시기는 미정이나, 이 작업물들을 언젠가 대중에게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자기혐오가 있을 때 비관적으로 쓴 가사도 있고, 사죄하는 마음을 담은 곡도 있어요. 복잡한 앨범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하나하나 공개할 것 같아요. 앞으로는 좋은 뉴스 들려드리고, 누구보다 건실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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