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자 역시 나이 들고 있다. 지금까지 성장 공식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40대와 60대 이용자는 늘고, 10대 이용자는 줄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40대는 전체 세대 중 이용률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6년 50.8%에서 60.7%로 증가했다. 60대 이용자 역시 2016년 20% 중반에서 31.1%로 늘어났다. 반면, 10대 이용자는 지난해 조사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84.9%에서 2021년 93.7%로 증가한 후,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81.4%로 주저앉았다.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용자층이 넓어지고 경제력 있는 이용자가 많아지는 건 긍정적이다. 지난해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콘솔 게임을 제외한 플랫폼별 월평균 총 이용비용은 30대에서 가장 높다. 콘솔 게임에서는 50대가 가장 많은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이용자와 기존 이용자 모두를 잡아야 하는 건 숙제다. 최근에는 방치형 게임이나 전략 게임 등 새로운 장르에 대한 수요가 높다. 기존 이용자의 경우, ‘리니지 라이크’로 대표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익숙해 실험적인 신작은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게임 개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명확한 타겟층을 설정해 개발하던 과거와 달리 처음부터 다양한 이용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게임이 필요해서다. 나이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거나 이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게임으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출시 후 수익이 날지 확신할 수 없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방치형이나 모바일로 쉽게 하는 게임이 인기를 끄는 등 흥행 장르나 플레이 패턴이 크게 바뀌리라 본다”면서도 “대비가 많이 돼있지는 않은 듯하다”고 했다. “해외에서 하나의 장르가 유행하면 따라가듯 출시하는데, 수익이 나지 않으면 금방 접는다”며 “장기적으로 서비스하면 노하우가 쌓여 경쟁력이 생기겠지만, 당장 수익이 나오지 않아 여유가 없는 회사는 시도하기도 힘들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서 나아가 신흥시장 발굴까지 이어져야 한다. 고령화와 맞물려 저출생이 심각한 문제로, 신규 유입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핵심 해외 시장인 중국 역시 저출생‧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만 50세 이상 세대를 ‘실버e족’이라 일컬으며, 이들을 조명하는 콘텐츠들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태국‧브라질‧멕시코 등 신흥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7월 태국 방콕에서 자체 게임업계 행사인 ‘엑스박스 디스커버리 데이’를 열었다. 태국은 게임 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14억4637만 달러로 커지리란 예상도 나온다. 멕시코 역시 비디오 게임 산업 매출이 지난해 1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장은 “5년 정도가 골든타임”이라며 “이용자 연령대가 높아지는 게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전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건 물론, 신규 이용자 확보를 위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이런 추세는 더 강해질 것이다.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