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중대재해 사고 반복…건설 업계, 현장관리 강화 

새해부터 중대재해 사고 반복…건설 업계, 현장관리 강화 

기사승인 2025-01-30 06:00:10
동부건설 현장 임직원들이 안전관리감독자 제도 시행 선포식을 실시하고 있다. 동부건설

연초부터 건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 업계는 새해 목표로 ‘중대재해 제로’를 목표로 세우고 현장관리 강화에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남 김해시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아파트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곳으로 사망한 A씨는 하청업체에 소속됐다. A씨는 공사현장 17층 높이에서 떨어지며 바닥에 있는 철근 구조물에 부딪혔다. 

지난해 12월30일 부산 대심도 터널 공사현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40대 근로자 B씨는 터널 철근 구조물 공사 중 떨어진 작업대에 맞았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대심도 터널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다. 그러나 2개월 만에 사망사고가 반복됐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건설 업계의 중대재해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시공능력평가 20대 건설사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사고재해자는 2021년 1458명에서 2022년 1631명, 2023년 2194명으로 2년 만에 50% 이상 증가했다.

더욱이 연초부터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업계는 현장관리 강화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안전혁신정책’을 발표하고 안전보건활동 지원 및 교육 확대, 예산 및 원가 기준 개선에 나섰다. 또 안전 최우선 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2023년 개발한 모바일기반 안전관리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티(SMARTy)’를 고도화했다. 현장소장 순회점검을 강화하고 점검 결과를 스마티에 등록 의무화했다. 근로자의 작업중지시스템 공유 항목도 간소화했다.  

DL이앤씨는 DL건설과 ‘중대재해 제로(Zero)’ 달성을 위한 협의체를 구축했다. 이길포 DL이앤씨 안전보건경영실장(CSO)와 임성훈 DL건설 CSO는 공동 의장직을 맡았다. 이들은 안전 업무 매뉴얼과 같은 안전 기준을 비교 분석해 조직 간 업무 체계와 역할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3개월간 태스크포스(TF) 형식으로 운영한다. 이후 운용 방안 검토 후 정기적인 협의체로 전환한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도 안전보건 시스템 및 재해 예방을 위한 교육을 강화했다. HDC현산은 지난 20일 경영진, 현장소장, 관리감독자 등 1400여명을 대상으로 SAFETY-ACADEMY 4기 안전보건 시스템 및 재해 예방을 위한 전문화 과정을 진행했다. 커리큘럼은 △안전경영 △리더십 △안전역량향상 △안전보건 전문화 과정 등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내 전문강사 육성과정과 △협력회사 STEP-UP 상생 교육과정을 새롭게 확대·개편했다. 

동부건설은 지난 15일부터 ‘안전관리감독자’ 제도를 새롭게 시행 중이다. 안전관리감독자는 △7대 안전보건 골든룰(Golden Rule) 적용 확인 △위험작업구간 상주 관리와 일일안전순찰 △안전보건 절차 및 공기준수 위험성 평가 참여 △재해 발생 시 즉시 보고 및 재발방지 대책협의회 참여 등의 총괄 역할을 수행한다. 

안전한 건설 현장을 위해서는 원청의 감시보다 적정 공사기간 보장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재희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도입 후 건설사들이 서류 작성과 위험성 평가 등에 대한 형식적인 행위가 늘었으나 현장과는 무관한 경우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안전고리를 걸 곳이 없고 발판은 빠져있는데 CCTV만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근본적으로는 적정 공사비와 기간이 보장돼야 한다”며 “여전히 현장에서는 위험해도 일을 하고 장시간 중노동으로 인해 사고가 재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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