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가 온라인에서만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서울 마포구에 ‘제1호 오프라인 맘카페’가 문을 열었다. 오로지 엄마들의 힐링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곳에 모인 엄마들은 잠시 양육의 부담감을 내려놓은 모습이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여성동행센터 3층에 오르자, 복도 끝 문틈 사이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이용객 3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새하얀 벽지에 우드톤으로 인테리어된 ‘힐링방’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포구가 조성한 오프라인 맘카페는 20~50대 여성 양육자를 위한 맞춤형 커뮤니티 공간이다. 규모는 총 40.52㎡이다. 공유주방과 정보검색 공간, 독서공간이 있는 ‘소통방’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노래방 부스, 휴식 공간을 갖춘 ‘힐링방’으로 마련됐다.
엄마들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이 좋다. 세 남매의 엄마인 김민아(45·여)씨는 “놀이터에 있는 평상이나 아파트 입구에서 엄마끼리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런 공간이 생겨서 정말 편하다”며 “아이가 어릴 때 의견을 나누고 기댈 곳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맘카페와 다른 점은 ‘정보 공유’의 성격보다는 ‘힐링’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김씨는 “온라인은 정보 교류 성격이 강하다”며 “오프라인 맘카페는 혼자서 책을 읽거나,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엄마들의 모임 장소로도 제격이다. 김선희(39·여)씨는 “엄마끼리 정보 교류 등의 모임을 할 때 보통 집에서 많이 모였다”며 “사실 집에서 모임을 하면 호스트가 많이 힘들다. 모임 장소로도 자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공유주방에서는 간단한 요리도 가능하다. 전자레인지, 오븐, 인덕션, 컵과 수저 등이 준비돼 있다. 마포여성동행센터에서 근무하는 배민경(47)씨는 “이용하러 오신 엄마들이 군밤을 구워서 사무실에 나눠주신 적도 있다”며 “밀키트 정도의 요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공간은 ‘노래방 부스’였다. 이중문으로 방음도 철저하게 된다. 배씨는 “방음 공사만 80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소리를 질러도 밖에선 들리지 않는다. 노래 부르면서 스트레스 풀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개소한 오프라인 맘카페에는 벌써 단골도 생긴 분위기다. 배씨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오시는 분도 있다”며 “엄마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지만, 혼자 있고 싶은 분들을 위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노래방 부스를 제외한 시설 내 물품과 집기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신청은 사전 인터넷 예약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한 번에 3명부터 10명까지 이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