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원자력연, 세계 최초 미생물로 방사선 막는 기술 개발

[쿠키과학] 원자력연, 세계 최초 미생물로 방사선 막는 기술 개발

차세대 생물소재 엑소좀 활용, 방사선 방호 효과 확인
기존 화학 방호제 독성 부작용 없어

기사승인 2025-01-23 16:59:32 업데이트 2025-02-25 18:26:15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 유래 세포외 소포체 엑소좀의 방사선 손상 대응 치료효능 개념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세계 최초 미생물로 방사선을 막는 기술이 선보여 화제다.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변의백 박사팀은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에서 분리한 세포외 소포체 엑소좀이 뛰어난 방사선 방호효능을 갖춘 것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는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진행한 우주실험에서 강한 태양광선과 방사선을 버틴 미생물로,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방사선 저항성을 갖는다.

기존 방사선 방호제는 화학물질로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미생물을 활용한 방사선 방호제 개발은 이번이 최초다.

연구팀은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를 대량 배양해 초원심분리로 엑소좀을 분리했다. 이어 연구원이 보유한 연구용 방사선 조사시설을 활용해 방사선 피폭량과 신체손상 상관관계를 알 수 있는 방사선 피폭·손상 모델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 그룹을 나눠 한쪽에는 엑소좀을 투여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 결과 한 시간 후 방사선 8㏉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엑소좀을 투여그룹 생존율이 다른 그룹보다 70% 높은 것을 확인했다. 방사선 8㏉는 일반적인 암치료 1회에 조사하는 양의 약 4배다.

다량의 방사선에 피폭되면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조혈계와 소화담당 위장관계에 큰 손상을 입는다. 하지만 엑소좀을 투여한 쥐들은 황산화 능력이 향상되고 염증반응이 억제되면서 두 기관 모두 손상받지 않았다.

이는 기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방사선 방호제가 한 종류의 장기 손상을 회복시키는 것에 반해 이번 연구는 여러 장기를 보호하는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연구팀은 엑소좀이 실험용 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뛰어난 생체적합성을 갖는 것도 확인했다. 엑소좀을 활용한 방사선 방호제는 생체에 안전하고 독성이 없기 때문에 현재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FDA 승인 방사선 방호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기존 FDA 승인 방사선 방호제와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에서 분리한 엑소좀을 혼합한 실험을 추가 진행할 계획이다.

정병엽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아직 FDA에서 승인된 복합 장기보호 효능 방사선 방호제는 없다”며 “이번 연구는 방사선 항암치료는 물론 우주시대에 꼭 필요한 연구로, 산업화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방사선 피폭·손상 모델을 구축하고 실험용 쥐의 방사선 피폭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사진 변의백 박사 연구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 2024년 12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 데이토코커스 라디오듀란스 유래 세포외 소포체의 잠재적 방사선 방호제로서의 가능성, Radiation-Resistant Bacteria Deinococcus radiodurans-Derived Extracellular Vesicles as Potential Radioprotectors)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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