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전대미문의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민주 개혁 세력이 여론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4일 김 전 지사는 전날 싱크탱크 ‘일곱번째 나라 LAB(랩)’이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개최한 ‘탄핵너머 다시 만날 민주주의’ 심포지엄에 참석해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도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똑똑히 보여드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가 우리에게 심각한 민심을 보내고 있다”며 “국민들은 우리가 저들과 무엇이 다른지, 무엇을 다르게 할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김 전 지사가 12·3 내란사태 직후 일정을 앞당겨 귀국한 뒤 공개적인 자리에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지사는 ‘독주하는 한 사람이 누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 전반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답했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앞으로 어떤 정치 상황에서도 독주는 반드시 폐해를 낳는다”며 “지금 상황에는 정치인들 누구나 책임이 있고, 어떤 일이든 어떤 역할이든 힘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일곱번째 나라 랩’은 친문계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홍성국 전 의원과 함께 개헌을 연구하려고 지난해 10월 설립한 연구소다. 이날 행사에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병원·고영인·양기대·윤영찬·이탄희·정춘숙 전 의원 등 전·현직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역 중엔 송기헌·김한규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도 보였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김 전 지사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해나가는 과정에서 이 전 수석이나 홍 전 의원 등과 여러 가지 상의를 많이 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