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반격’...영풍정밀, 영풍에 집중투표제 도입 등 주주제안

‘고려아연의 반격’...영풍정밀, 영풍에 집중투표제 도입 등 주주제안

기사승인 2025-02-05 14:24:00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풍의 주주인 영풍정밀이 오는 3월 열릴 영풍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비롯해 현물 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안으로 상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의 거버넌스를 개선하겠다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영풍정밀은 주식회사 영풍의 총 발행주식 6만6175주(지분율 3.59%)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로서 상법 제542조의6 제2항 및 제363조의2에 따른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고 5일 밝혔다. 영풍정밀은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의 ‘정기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의 건’ 서한을 영풍 측에 전달했으며, 오는 11일까지 수용 여부를 회신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회신이 없을 경우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 등 주주로서 필요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법 규정에 따라 정기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공고에 주주제안 내용을 함께 기재해줄 것도 영풍 측에 요구했다.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과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지분 15.15%를 보유하고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의 장남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사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52.65%)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집중투표제 안건에는 ‘3%룰’이 적용돼 소액주주 등의 지지를 받을 경우 통과 가능성이 있다.

영풍정밀은 이번 주주제안의 배경으로 영풍 경영진의 최악의 경영 실적과 반복되는 환경오염 및 안전 문제 등을 지목했다. 영풍은 지난 2021년 별도기준 영업손실 73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1080억원, 2023년 -1420억원 등 매년 적자 폭을 키워왔다.

영풍정밀은 영풍 경영진이 환경오염 문제는 물론 그동안 설비 투자에 소극적 행태를 보여 본업인 제련사업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적자 누적으로 지난 2013년 주당 150만원을 상회하던 주가는 지난달 31일 기준 주당 41만8000원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풍정밀은 영풍 경영진의 사업적 통제 능력 상실과 감시 기관의 독립성 훼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소수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자가 진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과 원칙에 따라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장기적 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하고 합리적 방안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재 영풍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제1호 의안으로 상정해줄 것을 공식 제안했다.

더불어 현재 영풍의 영업손실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을 금전과 주식 외에도 기타의 재산(타사의 주식 등)으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일부변경의 건을 함께 제안했다.

영풍정밀은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개년 동안 영풍의 평균 현금배당수익률이 1.71%로 동종업계인 고려아연(3.50%)과 풍산(2.61%), POSCO 홀딩스(3.9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무리한 현금 배당은 회사의 성장 및 발전에 필요한 현금 보유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쌓아만 두고 있는 막대한 규모의 다른 자산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이 주주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상식적인 주주환원을 위해 현물 배당 방식을 조속히 도입해 장기적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심각한 거버넌스 문제를 거론하며 영풍 오너 일가를 비롯해 현 경영진과 분리된 독립적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에서 경영 전반에 대해 투명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하여 선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감사위원 후보로는 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을 역임한 공인회계사를 추천했다. 

한편, 같은 날 영풍의 지분율 3%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머스트자산운용 역시 정기주총을 앞두고 영풍의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빠른 실행을 촉구하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유한 사외이사 후보 3인을 추천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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