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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예정됐던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특허침해 소송’ 2심 판결이 다음 달 13일로 미뤄졌다. 5년6개월 동안 이어 온 장기 분쟁인 만큼 국내 전선업계 1·2위를 다투는 양사에 대한 2심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제24부(부장판사 우성엽)는 당초 이달 19일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손해배상소송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었으나, 재판부 사정에 의해 다음 달 13일로 연기됐다.
이번 항소심은 지난 2019년 8월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회사(대한전선)가 제조·판매하는 부스덕트(Busduct)용 조인트 키트 제품이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와 관련해 1심 재판부가 내린 판결에 양측 모두 불복한 데 따른 것이다.
부스덕트는 건축물에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전 수단으로 조인트 키트는 개별 부스덕트를 연결해 전류 흐름을 유지하는 부품이다. LS전선은 자사의 하청업체 J사에서 조인트 키트 외주 제작을 맡았던 직원이 지난 2011년 대한전선으로 이직한 후 대한전선이 유사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기술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2022년 9월, LS전선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대한전선이 보유 중인 해당 제품 폐기와 함께 청구 금액(41억원) 중 4억9623만원을 배상하라고도 판결했다. 하지만 LS전선은 배상액이 적다는 이유로, 대한전선은 특허를 침해한 적이 전혀 없다며 양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했다.
특히 대한전선은 자사의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가 너트의 파지 여부에 따른 볼트 체결 방법, 도체와 절연판 접촉 여부 등 LS전선 제품과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고 미국, 일본 등의 선행발명을 참고했다고 주장해 왔다.
업계에서는 1심 판결이 크게 뒤집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심 판결 이후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대법원 상고 외엔 선택지가 없어 양사는 우선 2심 판결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한전선은 현재 다른 형태의 조인트 키트를 사용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부스덕트 사업에 주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특허 소송이 마무리되더라도 현재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 유출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양사의 공방은 당분간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