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 이름표 뗀 크래프톤, 속내는

‘다크앤다커’ 이름표 뗀 크래프톤, 속내는

원작 소송, 부담 작용 가능성 있어
게임 정체성 새롭게 정립 시도

기사승인 2025-03-06 06:00:07
‘다크앤다커 모바일’ 이미지.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이 결단을 내렸다.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타이틀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원작 지식재산권(IP)과 거리두기를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사내 공지를 통해 “글로벌 출시에 더욱 적합한 새로운 브랜드로 변경하려 한다”며 “원작 이름만 적용하고 그 외 모든 부분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왔다. 게임 이름만 변경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023년 8월 발표한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 모바일 게임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은 종료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크래프톤은 원작 IP인 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법적 분쟁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름 변경에 대해 “법적 분쟁 및 판결 결과와 무관한 의사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송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모두 항소를 예고하며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원작이 언급되며 크래프톤 게임도 함께 거론될 수 있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코리아(넥슨)와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가 넥슨 ‘P3 프로젝트’의 핵심 자료를 유출해 게임을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1심에서 “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가 저작권을 침해하진 않았지만,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선 85억원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저작권 침해는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지만, 게임을 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원작과 차별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크래프톤이 리브랜딩을 통해 이런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8월 게임스컴 2024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선보였다. 참관객들이 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해 기다리고 있다. 크래프톤 제공

업계 관계자는 “이름을 바꾸는 일이 종종 있지만, 다크앤다커는 다른 경우”라며 “원작과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는 걸로 안다. 위험성을 회피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어느 정도 영향 미쳤을 수 있다. 여론이 좋지 않다보니 리브랜딩을 통해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이름 변경에 대해 알리며 “원작의 이름만 적용하고 그 외 모든 부분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왔다”고 강조했다.
게임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라는 의견도 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북미‧유럽 등 서구권을 주 타깃으로 한다. 배동근 CFO는 지난 2023년 컨퍼런스 콜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 타깃은 글로벌 시장”이라며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게임이 되기 위해선 서양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소프트 론칭 역시 캐나다와 미국에서 먼저 선보였다.

문제는 원작 후광효과를 얻기 보다 잦은 언급으로 인한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작 게임 첫 공개 후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다크앤다커는 2023년 글로벌 게이밍 플랫폼 ‘체프게임즈’에서 출시한 후, 지난해 6월 스팀서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당시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6만명에 육박할 정도였지만, 지난 한 달 동안은 1만6000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게임스컴에 출시했을 때, 기대한 만큼 주목받진 못한 것으로 들었다”며 “서구 시장에서 법적 분쟁이나 판결 내용까지 세세히 알진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소프트 론칭 이후 피드백과 IP 자체에 대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신선함으로 주목 받았지만, 시간이 흘렀다”며 “게임 자체에 집중하면 글로벌에서도 여전히 승산 있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리브랜딩을 택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래프톤은 계획대로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해 지난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5’에서 게임 체험존을 조성해 게임을 알리고 있기도 하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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