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놓인 위믹스…‘90억 해킹’ 피해에 상폐 위기

기로 놓인 위믹스…‘90억 해킹’ 피해에 상폐 위기

4일 외부 공격으로 코인 비정상 출금 안내
DAXA, 위믹스 거래유의 종목 지정
신작 순항 등 호재…“주인 잃은 프로젝트”

기사승인 2025-03-07 06:00:07
위메이드 사옥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위믹스가 대규모 해킹을 당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위믹스를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며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각종 잡음에 시달리고 있는 위믹스가 존폐 기로에 섰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메이드 위믹스팀은 지난달 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외부 공격으로 약 856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밝혔다. 브릿지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자산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말한다. 볼트는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저장소로 금고 개념이다. 즉 금고에서 비정상적으로 위믹스가 출금된 것이다. 이번 해킹으로 입은 피해는 약 90억원으로 추정된다.

DAXA는 위믹스를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용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이나 가상자산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사항의 공시가 지연됐다”는 이유에서다. 위믹스팀은 해킹이 일어난 지 약 4일 만에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아울러 DAXA는 해당 조치가 사건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과 피해자 보상 방안이 확인되지 않아 진위여부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DAXA의 이번 조치에 상장폐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유의 종목 지정이 상장폐지 전 단계로 여겨져서다. 거래유의 종목 지정 후 약 2주 간 소명 기간을 거쳐 거래지원 종료 여부가 결정된다.

위메이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대표 이미지. 위메이드 제공

위믹스는 이미 한 차례 상장폐지를 경험했다. 지난 2022년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에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1년 만인 2023년, 업비트를 제외한 4개 거래소에 재상장했다.

위믹스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에는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메이드 등 가산자상 발행회사로부터 미공개 중요 정보를 취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위메이드가 P2E(Play to Earn) 게임 규제 완화를 위해 로비를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당시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이 지난해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로비 의혹은 일단락됐다.

위메이드로서는 위믹스 사업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여러 악재가 있긴 하지만, 블록체인 생태계를 강화할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순조롭게 출발했다. 트럼프 2기 친(親) 가상자산 기조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편에서는 사업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위믹스 아버지’로 불린 장현국 전 대표가 위메이드를 떠나며 프로젝트가 혼란에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해킹 사고와 뒤늦은 공지로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주인을 잃은 상황”이라며 “대응은 아무리 빨라도 늦은 거라고 볼 수 있다. 며칠 지나서 대책을 안내했는데 잘한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다. 위믹스 사업 방향성을 냉철하게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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