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가는 지름길 ‘서울시장’…역대 사례는

대권 가는 지름길 ‘서울시장’…역대 사례는

윤보선·이명박, 서울시장 역임 후 대통령 등극
고건·조순·박원순, ‘대권 후보’ 1순위 언급
정치·경제·문화의 중심 서울…능력 검증되면 ‘인지도·행정경험’ 급상승
해외 사례도…자크 프랑스 대통령, 파리 3선 시장 출신

기사승인 2025-03-09 06:00:06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일 서울핀테크랩에서 열린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조기 대선 개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기 대선판이 열릴 경우 출마가 예상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일 광폭 행보 중이다. 그간 펼친 정책성과를 홍보하는가 하면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 아젠다를 선점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서울시장직은 대권으로 가는 빠른 길로 통한다. 그런 만큼 조기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치는 오 시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광역 지자체장을 발판 삼아 대권에 도전한 국내외 정치인들의 도전사를 정리해 봤다.

우리 헌정사를 돌아보면 2명의 서울시장이 대통령에 등극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는 해인 1948년 2대 서울시장을 지냈다. 이후 1960년 4·19혁명으로 이승만 정권 붕괴되자 민주당 후보로 제4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서울시장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한 것은 아니지만, 수도 서울을 관할하며 쌓은 경험이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됐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32대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그는 기업인 출신으로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 개편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 성공시키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대한민국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인 서울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며 국가 운영 능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에서 대선 후보로서도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최근 오 시장이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이 그의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계승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겠냐는 일각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대권 후보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대권 주자로 거론된 서울시장들도 여럿 있었다. 22대·26대 서울시장을 지낸 고건 전 총리와 조순(28대)·박원순(35·36·37대) 전 시장이 대표적이다.  

행정 관료 출신인 고 전 총리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대권 후보로 처음 거론됐다. 청렴한 이미지와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 그의 이미지 덕분에 대권 후보로 급부상했다. 또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던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로 인해 약 3개월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했는데 이때 안정적인 국정 운영으로 국민적 신뢰를 얻어 차기 대권 주자에 이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고 전 총리는 2007년 대선 불출마 선언해 대권 도전을 접었다.

박원순 전 시장은 진보 진영 내 대권 1순위 후보였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지원 없이 자력으로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적 입지가 크게 상승했으며,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받았다. 2018년 3선에 성공한 이후에는 차기 대권 후보로서 기대감 역시 커졌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생을 마감했다.

해외에서도 시장 출신 인사들이 국가 원수로 등극한 사례가 많다.

제22대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는 1977년부터 1995년까지 파리 3선 시장을 지냈다. 그는 재임 동안 파리의 현대화에 주력했다. 특히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대중교통을 강화했다. 파리 특유의 역사적 건축물과 유산을 보존하면서 도시 전반에 현대적 요소를 결합하는 도시 계획을 추진했다. 이 같은 역점 사업이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를 구축했고, 대통령이 되는 기반이 됐다.

제50대 아르헨티나 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행정부 수장을 지냈다. 노후한 지역을 활성화하고 도로, 공공장소, 교통망 등 인프라를 개선하는 광범위한 현대화 프로젝트를 감독했으며, 이 때 만들어낸 성과가 그가 대권 주자로 나설 수 있는 주춧돌이 됐다.

물론 성공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는 지난 2020년 미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 나섰으나,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는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뉴욕시 제108대 시장을 역임했다.


이예솔 기자, 윤성현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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