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비롯한 주요 대학 구성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시국선언과 규탄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었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진영과 반대하는 진영 간 갈등이 캠퍼스까지 번진 양상이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11일 오후, 학생과 교수, 직원 및 동문 등 약 50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요구하는 공동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준호 생명과학부 교수는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며 “윤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오히려 내란 옹호 세력의 움직임을 부추겼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배균 지리교육과 교수도 발언을 통해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위협”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조속히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학생 대표로 나선 자유전공학부 재학생 이시헌씨는 “윤 대통령의 석방 조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자 반민주적 결정”이라며 검찰의 결정을 규탄했다.
한편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이전 집회와는 달리 이날 서울대 캠퍼스에서 별도의 맞불 집회를 열지 않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같은 날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도 재학생, 졸업생, 교직원 등 20여 명이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한편 카이스트에서는 탄핵 찬반을 두고 격렬한 갈등 모습이 나타났다. 일부 카이스트 구성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국선언을 예고하자, 이에 반발한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미리 탄핵 반대 시국선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을 강하게 요구했다.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서는 '정치적 탄핵 진행을 반대합니다', '윤 대통령 탄핵 각하'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 있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 등 경찰 추산 150여명이 시국선언장을 찾았고 일부는 유튜브로 시국선언을 생중계했다.
숙명여대와 홍익대 등에서도 윤 대통령 석방 결정을 내린 법원과 검찰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