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목사 자문까지 구했다…연상호 감독의 현실 심리 스릴러 ‘계시록’ [쿠키 현장]

류준열, 목사 자문까지 구했다…연상호 감독의 현실 심리 스릴러 ‘계시록’ [쿠키 현장]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

기사승인 2025-03-18 12:52:55
배우 류준열, 신현빈, 연상호 감독, 신민재(왼쪽부터)가 18일 서울 마포동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CG를 덜어낸 자리에 현실 공감과 명연기를 꽉 채운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의 정수 ‘계시록’이 온다.

18일 오전 서울 마포동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연상호 감독은 제목에 대해 “여러 계시라고 여겨지는 것들의 연속”이라며 “그 연속된 것들을 의미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택했다”고 설명했다. “판타지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적인 톤과 연기로 내밀한 심리 스릴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그간 작품과의 차별점도 밝혔다.

‘계시록’은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인물의 변주로 차별화를 꾀했다는 설명이다. 연상호 감독은 “톤적인 면에서 차이가 많다”며 “성민찬은 원작에서 세속적인 인물인데, 류준열이 관객이 이입하기 편하게 평범하고 신실한 인물이면 강렬할 것 같다고 해서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연희 역시 원작에서는 강인한 인물로 묘사됐는데, 죄의식에 짓눌려서 좀 더 예민하고 언제 부서질지 모르겠는 이미지여야 극적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계시록’은 ‘로마’, ‘그래비티’ 등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날 영상을 통해 “우리의 신념이 우리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그리고 믿음과 인간성, 진실과 인식,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에 대한 영화”라고 전했다. 이어 “압도적인 연기로 완성된 몰입도 높은 심리 스릴러이기도 하다”며 “이 영화가 여러분에게 오래 남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협업은 ‘돼지의 왕’ 때부터 연상호 감독을 지켜본 알폰소 쿠아론이 먼저 제안했다. 연 감독은 “제작사를 통해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고, 꼭 영어 영화가 아니어도 된다고 하셨다”며 “‘계시록’은 한국적인 면이 많이 있어서 글로벌하게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좋아하셨고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하셔서 만들기 시작했다. 그 이후 여러 버전을 보내면서 소통했다”고 말했다.

배우 류준열이 18일 서울 마포동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신현빈이 18일 서울 마포동 호텔나루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계시록’은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까지 믿고 보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총출동해 일찌감치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극 중 류준열은 신의 계시를 목격한 목사 성민찬 역을 맡았다. 성민찬은 신실한 삶을 살던 중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으면서 변화를 맞는 인물이다. 

류준열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라며 “믿음이 어떤 선택을 하게 하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라서, 많은 분이 내 이야기라고 공감할 것 같았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신현빈은 동생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며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 이연희로 분한다. 캐릭터 소화를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신현빈은 “(이연희가) 자신을 가꾸는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인물이라서, 무심하게 비쳐지길 바라서 머리를 잘랐다”며 “주근깨나 다크서클은 분장을 받았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으니까 감정 연기 때 피부톤이 달라지는 변화를 많이 느꼈다”고도 해 궁금증을 더했다.

신민재는 출소 후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전과자 권양래를 연기한다. 신현빈과 다른 결로 외형에 힘썼다는 그는 “불쾌하고 불길한 캐릭터면 좋겠다고 하셔서 분장팀과 고민을 많이 했다”며 “탈모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머리도 밀고, 흉터 등을 통해 강한 이미지가 보여야 저도 연기하기 수월하고 관객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그간 ‘정이’,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작품 다수에 출연하는 등 연상호 감독과 깊은 인연이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용해 주셔서 네 작품을 하게 됐는데, 다른 작품에 비해 롤이 커서 긴장됐지만 현장은 편하고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계시록’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바탕으로 범죄,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를 넘나드는 복합 장르의 매력을 선사한다. 이 바탕에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있고, 그 배경에는 연상호 감독의 믿음이 있다.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는 연 감독과 함께해서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다. 류준열은 “‘연니버스’ 안에서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현장은 합리적이었다”며 “시작부터 끝까지 번쩍이는 순간으로 가득 채워져서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신현빈은 “즐거울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무겁고 어두운 장면이 많은데, 감독님이 편하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열어 주셨다”고 부연했다.

현실적인 이야기 속 류준열의 현실적인 목사 연기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연상호 감독은 “처음 같이 해봤는데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교회 세트에서 3일 동안 후반부에 기도하는 장면까지 찍어야 했다”며 “본인이 생각한 성민찬의 아치가 명확해서 중간 연기를 채워놨을 때 딱 맞더라”고 극찬했다.

실제 크리스찬인 류준열은 친분이 있는 목사들에게 자문까지 받았다고 해 기대를 더욱 높인다. 그는 “기도가 진짜 같으면 좋겠어서 여러 목사님의 조언을 구해서 사실적으로 하려고 했다”며 “목사님께 기도 녹음까지 부탁드려서 목사님조차도 연기 아닌 연기를 하셨다. 그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계시록’은 오는 2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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