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 산불 사흘째인 24일 산림 당국이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해 대응에 나섰으나 강풍으로 인해 주불을 잡는 데 실패했다.
이런 와중에 경계지인 안동까지 산불이 확산돼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24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께 산불이 의성군 점곡면에서 인접한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 번졌다.
안동시는 재난 문자를 통해 “의성 산불이 길안면 현하리 산291로 확산됐다‘며 ”마을 주민들은 즉시 길안초등학교, 길안중학교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오후 4시 6분께에는 서산영덕고속도로 영덕 방면의 점곡휴게소 부속건물에 불이 옮겨붙었다. 점곡휴게소는 편의점과 화장실만 있는 간이휴게소로, 2개 건물 중 1곳이 불에 탔다.
산불 여파로 이미 서산영덕고속도로 북의성 나들목에서 동안동 나들목 구간의 양방향 통행이 전면 차단됐었다.

국가유산청은 의성 산불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의성 사촌리 가로숲’ 등에 물을 뿌리고, 의성군 고운사에 있던 불화, 불상, 도서 등을 옮겼다.
산림당국은 오후 5시 30분께 안평면사무소 산림청 산불현장지휘본부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대피 명령을 발동했다. 산불현장지휘본부는 의성군 의성읍 철파리에 있는 임시청사로 자리를 옮겼다.
또 오후 3시에는 산불 진화대원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강풍으로 산불이 재확산하면서 이날 오후 6시 기준 의성 산불 진화율은 60%로 떨어졌다. 오전 11시 진화율은 71%였다. 산불영향구역도 8490㏊로 확대됐고, 화선도 164㎞까지 늘어났다.
산림 당국은 이날 진화 헬기 57대와 장비 319대, 특수진화대 등 2589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4시 15분께 의성을 찾아 현재 상황을 보고 받고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앞서 한 대행은 경북 의성군과 울산 울주군, 경남 하동군 등 3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뜻하지 않은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과 의성군민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산불 진화 인력의 안전 확보와 이재민들의 불편 해소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