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에스토니아의 차세대 원자로 사업에 뛰어들며 유럽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확대에 나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에너지 미션 컨퍼런스’에서 에스토니아 민간 원전기업 페르미 에네르기아(Fermi Energia)와 업무협약(Teaming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에스토니아 현지에서 추진 중인 SMR 개발 협력을 위한 것이다.
페르미 에네르기아는 2019년 설립된 민간 기업으로 에스토니아 최초의 SMR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수도 탈린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두 지역을 후보 부지로 발표했다. 이곳에 ‘BWRX-300’이라는 SMR(소형모듈원전)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BWRX-300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와 일본 히타치가 공동 개발한 ‘비등형 경수로’ 방식의 SMR이다. 이는 원자로에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고 그 힘으로 터빈을 회전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다. 이 기술은 이미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상업 프로젝트에 채택됐고 올해 첫 시공을 앞두고 있어 기술력도 입증된 상태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사업 초기 단계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예정된 역할은 △사업 구조 수립 △비용 산정 △부지 평가 등을 포함한 개념설계(Pre-FEED) 단계부터 이후 기본설계(FEED)까지 이어진다.
삼성물산은 선제적으로 프로젝트 핵심 파트너로 사업에 참여하며 향후 설계‧조달‧시공(EPC) 본계약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양측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사업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며 2035년 상업 운영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김정은 삼성물산 원전영업팀장(상무)은 “에스토니아 첫 SMR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SMR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물산은 현재 루마니아에서 SMR 사업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며 지난해 12월엔 스웨덴 원전 개발사 칸풀 넥스트(Karnfull Next)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이번 에스토니아 협력까지 더해지며 유럽 원전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