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 속 한국 점유율 하락…“돌파구 마련 시급”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 속 한국 점유율 하락…“돌파구 마련 시급”

올해 1~2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29.9GWh, 전년 대비 40.3% ↑
CATL·BYD 등 중국 강세…한국 배터리 3사 점유율 17.7%로 ↓
삼성SDI 부진, LG에너지솔루션·SK온은 성장세 유지

기사승인 2025-04-09 17:49:41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 배터리. 연합뉴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129.9GWh(기가와트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3% 성장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5%p 감소한 17.7%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8.5% 성장하며 12.7GWh를 기록했으나, 점유율은 소폭 하락해 9.8%로 집계됐다. SK온은 38.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용량이 6.1GWh로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4.7%로 유지됐다.

반면 삼성SDI는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 주요 완성차 고객들의 수요 감소로 인해 -22.2%의 감소세를 보이며 사용량이 4.2GWh에 그쳤다. 특히 BMW와 아우디 등 주요 고객사의 판매 부진과 리비안의 LFP 배터리 채택 확대가 삼성SDI의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CATL·BYD 등 중국 기업 강세…글로벌 시장 주도

한국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9.7% 성장한 49.6GWh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38.2%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BYD는 자체 생산한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무려 81% 성장하며 사용량이 21.9GWh에 달했다.

CATL은 테슬라,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BYD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 및 유럽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배터리 및 원자재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하며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북미 현지 생산 확대와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고 있다. 특히 SK on과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공장 증설과 현지 OEM들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주요 완성차 브랜드별 배터리 사용 변화

전기차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SK온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의 판매 호조로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현대 아이오닉5와 EV6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와 폭스바겐 ID 시리즈 판매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의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 ID 시리즈와 쉐보레 EV 모델 판매 증가로 성장을 이어갔다.

반면 삼성SDI는 BMW i 시리즈와 리비안 R1S·R1T 등의 판매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배터리업계 전문가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CATL과 BYD 등 중국 기업들의 약진 속에서 점유율 회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며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고객 맞춤형 전략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각국의 정책 변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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