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엔진 ‘현대차그룹’…불확실성 시대는 새로운 도전 [기업X-RAY]

한국 경제 엔진 ‘현대차그룹’…불확실성 시대는 새로운 도전 [기업X-RAY]

기사승인 2025-06-27 13:09:15 업데이트 2025-06-27 13:54:57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 3년 간 이어진 경기 한파 속에서 자동차산업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기준) 세계 3위를 지켰다. 2024년에는 두 회사 합산 723만여대를 판매하며 도요타, 폭스바겐과의 격차를 꾸준히 줄였다. SUV, 제네시스,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모델의 판매 비중 확대와 친환경차(하이브리드, EV) 판매 급증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수출·고용 모두 1위, 한국 경제 이끄는 ‘K-자동차’

한국 자동차산업의 수출 생산유발액은 지난해 2365억 달러로, 3년 연속 모든 수출 품목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727억 달러로 국내 전체 무역흑자의 1.4배에 달했다.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50만 명으로, 주요 제조업 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수출 생산유발액이 높을수록 국내 생산·고용·투자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져 ‘경제기여액’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경제기여액은 한 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평가 지표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경제기여액은 재작년(338조7143억원) 대비 6.1% 늘어난 359조4384억원이다. 이는 국내 그룹 중 가장 큰 수치다. 

이처럼 수출 생산유발액이 큰 자동차산업은 성장 시 경제기여액도 자연스럽게 높아져 국가 경제의 성장과 안정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샐틈없는 K-자동차의 철옹성 계열사들

현대차그룹이 국내 그룹 중 가장 큰 규모의 경제기여액을 창출할 수 있는 배경에는 탄탄한 계열사들이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렌시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등 자동차와 건설 생산에 필요한 전 과정을 내부에서 소화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으로 연결돼 세계적 입지를 확보하고 미래 산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그룹의 핵심 자산이 되는 선순환을 만든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자동차(115조2187억원) △기아(86조5890억원) △현대모비스(52조1965억원)가 개별 100대 기업 중 경제기여액 상위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현대건설(30조2921억원) △현대글로비스(25조4479억원) △현대제철(15조4795억원) △현대엔지니어링(15조170억원) △현대트랜시스(11조7964억원) △현대위아(7조4013억원) 등 9개 기업을 합해 지난해 국내 그룹 중 경제기여액 1위에 올랐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보호 무역주의’, ‘글로벌 불확실성’이라는 과제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관세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시한 2.7%에서 0.4%p 낮춘 2.3%로 하향 조정했다. WB의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는 미국, 중국, 유럽, 6개 신흥 시장 지역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제권에 대한 경제 성장 전망치를 트럼프 취임 전 예상치보다 낮췄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내수 시장 침체 △중국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로 K-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할 때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25% 관세를 내야 하는 자동차 부품의 범주에 새로운 부품을 추가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고물가, 고금리, 높은 가계부채 등이 지속되면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자동차 구매 결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미국 관세 현실화로 판매량 급감과 생산·고용 감소 등이 산업 전반에 미칠 전망도 밝지 않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수출 전략,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협력사 동반성장, 주주가치 제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며,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