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자국 방위비 부담해야…미국에 너무 적게 지불” 또 압박

트럼프 “韓, 자국 방위비 부담해야…미국에 너무 적게 지불” 또 압박

기사승인 2025-07-09 05:22: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부유한 나라라고 언급하면서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방위비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막판 무역 협상을 앞두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한국을 재건했다”면서 “한국은 미국에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를 100억 달러(약 13조 7000억원)는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타결해 매년 1조5192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관세를 언급하는 도중 나왔다. 그는 “거의 모든 국가가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해왔다”며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모든 국가와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해왔고, 모든 국가와 나쁜 협정을 한 큰 모델처럼 여겨져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레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한국)에게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도록 만들었는데, 바이든(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그걸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우리는 그들에게 무료로 군사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거의 돈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한국에 '우리는 당신은 1년에 100억 달러(약 13조7천억원)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그들(한국)은 난리가 났지만, 30억 달러(인상)에 동의했다. 따라서 나는 전화 한 통으로 30억 달러를 벌었고, 만족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한국에) '그러나 다음 해(2020년)에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정선거(2020년 미 대선)가 있었고 우리는 다시 협상하지 못했다"며 "아마도 그들은 바이든에게 '트럼프가 우리를 끔찍하게 대했고 우리는 아무것도 내면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바이든)는 그걸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깎아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가 주장한 주한미군 규모와 방위비 규모는 사실과 다른 과장된 수치다. 지난 2019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100억 달러가 아닌 50억 달러(당시 약 5조7000억원)의 인상을 요구했으며 50억 달러 인상 요구도 2019년 한국이 낸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 이상으로 상당한 수준이었다.

트럼프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음 달 1일부터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다음 날, 관세를 언급하는 중에 방위비 문제를 꺼내 든 것은 막판 무역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