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양국이 8월 1일을 시한으로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국 조선 산업 재건을 위한 수십조원 규모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한미 조선업 협력 구상을 설명했다.
‘MASGA’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착안한 명칭으로 조선(Shipbuilding)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지원할 대출·보증 등 금융 패키지를 포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 내 조선업 기반을 재건하려면 한국 기업의 기술과 자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정부 주도 지원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수백억달러, 한화로 수십조원대 규모의 협력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구체적인 조건은 조율 가능성이 있다. 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미리 준비한 패널을 활용해 프로젝트 내용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장관 역시 한국 측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조선 분야 협력에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여부를 정할 ‘키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대통령실은 26일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협상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미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한 바 있다.
세계 1위를 놓고 중국과 경쟁 중인 한국 조선업은 자국 내 조선업을 되살리려는 미국의 필요와 맞물리면서 이번 관세 협상에서 한국만이 쓸 수 있는 강력한 협상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