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KAIST, 스스로 물체를 집고 걷는 ‘실시간 프로그래밍 로봇시트’ 개발

[쿠키과학] KAIST, 스스로 물체를 집고 걷는 ‘실시간 프로그래밍 로봇시트’ 개발

종이처럼 접었다 펴며 모양 실시간 변화 로봇소재 원천기술 개발
접힘 위치·방향 실시간 설정, physical AI기술 접목 다양한 동작 구현
자율로봇, 우주탐사, 구조활동 등 적용 기대

기사승인 2025-08-06 15:45:13
접힘 위치와 방향의 실시간 재설정을 통한 형상 프로그래밍 로봇종이 개요. (a)로봇 구조 (b)로봇 구동원리. KAIST

접힘(folding)은 면과 접힘선(hinge)의 배열을 기반으로 단순한 디자인에서 고차원 형상 변화를 구현할 수 있어 로봇 설계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접힘 메커니즘은 접는 위치나 방향이 고정돼 있어, 환경과 작업이 바뀔 때마다 구조를 새로 설계·제작해야 한다.

KAIST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와 박인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형상을 실시간 프로그래밍하는 로봇시트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필드 프로그래밍’ 개념을 접이식 구조에 도입해 접힘을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크게 할지’에 대한 사용자 명령을 소재 형상에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는 소재기술 및 프로그래밍 방법론을 통합 제안한다.

로봇시트는 얇고 유연한 고분자 기판에 미세금속 저항 네트워크가 내장된 구조로, 각 금속 저항이 히터이자 온도센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별도 외부장치 없이 시트의 접힘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고 제어한다. 

또 유전 알고리즘(genetic algorithm)과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결합한 소프트웨어로 사용자가 원하는 접힘 위치, 방향, 강도를 소프트웨어로 입력하면, 스스로 가열·냉각을 반복하며 정확한 형상을 만든다.

특히 온도 분포에 대한 폐루프 제어를 적용, 실시간 접힘 정밀성을 높이고 환경 변화로 인한 영향 보정과 더불어 열 변형 기반 접힘 기술의 단점인 느린 반응속도도 개선했다.

이 같은 실시간 프로그래밍은 복잡한 하드웨어 재설계 없이도 다양한 로봇의 기능성을 즉석에서 구현할 수 있다.

단일 로봇 종이로부터 유도되는 다양한 형상 변형 및 이의 활용 예 (a)힌지의 위치, 방향, 그리고 너비의 변경 예시, (b)힌지의 변형을 통해 구현된 다양한 쥠 예시 (c)힌지의 변형을 통해 구현된 종이의 다양한 이동 예시. KAIST

실제 연구팀은 단일소재로 다양한 물체 형상에 맞춰 어떻게 잡을지 결정하는 파지(grasping) 전략을 바꿔가며 적용할 수 있는 적응형 로봇손을 구현했고, 동일한 로봇시트를 바닥에 두고 보행하거나 기어가게 하는 등 생체 모방적 이동전략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환경 변화에 따라 스스로 형태를 바꾸는 환경 적응형 자율 로봇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기 몸을 바꾸면서 똑똑하게 움직이는 기술로,  형상 자체가 지능이 되는 형상지능(morphological intelligence) 구현에 한 걸음 다가간 사례”라며 “향후 더 높은 하중 지지와 빠른 냉각을 위한 소재·구조 개선, 배선 없는 일체형 전극에도 다양한 형태와 크기 확장 등으로 재난대응로봇, 맞춤형 의료 보조기기, 우주 탐사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박현규 박사(현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와 정용록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 Field-programmable robotic folding sheet / ※DOI: 10.1038/s41467-025-61838-3)

(왼쪽부터)KAIST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경북대 기계공학과 정용록 교수, KAIST 기계공학과 박현규 박사, KAIST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