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적으로 임팩트가 가장 큰 통신요금 50% 할인이 3분기에 배정돼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사의 가장 큰 자산인 고객을 단단히 지키기 위해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철저히 이행하고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SK텔레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해킹사태에 따른 실적 저하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이 같이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388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37.1%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832억원으로 같은 기간 76.2% 급감했다.
이번 2분기 실적에는 알뜰폰(MVNO)을 포함해 모든 고객에 대한 유심 교체 비용과 사고 여파 및 신규 영업 중단 등에 따른 대리점 손실보상 등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김 CFO는 “당사의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7월초 발표됐다. SK텔레콤은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고객과 투자자에게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2분기 실적에는 위약금 면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투자 등이 반영되지 않았기에 올해 하반기 흐름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고객 안심 패키지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강화 투자 △고객 감사 패키지 등으로 구성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하반기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고객 감사 패키지는 8월 한 달간 통신 요금 50% 감면, 연말까지 매월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T멤버십 제휴사 릴레이 할인 확대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해킹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부터 번호이동 위약금을 면제한 지난달 14일까지 SK텔레콤을 이탈한 가입자는 총 83만5214명에 달했다. 해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약금 면제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SK텔레콤은 올해 실적 가이던스였던 연결 매출도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게다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SK텔레콤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매출액의 3% 이내에서 부과할 수 있다. 유출 사안과 관련이 없는 매출액의 경우 산정 기준에서 제외할 수 있으나 지난해 SK텔레콤의 무선통신사업 매출은 12조7700억여원에 달한다. 이에 과징금이 최대 3000억원대 중반까지 나올 수 있다.
SK텔레콤은 실적 악화에도 고객 신뢰 회복에 총력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주환원에 대한 고민도 솔직하게 토로했다.
김 CFO는 “사실 주주환원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향후 회사는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숙고해 올해 배당 규모를 결정할 것이지만 주주 신뢰 역시 당사가 무엇보다 생각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배당을 직전과 동일한 규모인 주당 830원으로 결정했으며 배당기준일은 오는 31일이다. 배당급 지급일은 9월 17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