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암 표적 돌연변이 최적화 약물 'AI가 설계한다'

[쿠키과학] 암 표적 돌연변이 최적화 약물 'AI가 설계한다'

KAIST, 약물후보 분자 비공유 결합 상호작용 동시 설계 AI모델 ‘BInD’ 개발
암 표적 단백질 돌연변이에 선택작용 분자 생성

기사승인 2025-08-10 12:00:05
연구팀이 개발한 단백질 구조 기반 분자 구조 및 비공유결합성 상호작용을 생성하는 확산 모델의 모식도. 노이즈 분포로부터 원자의 위치, 종류, 공유결합 종류, 그리고 상호작용 종류를 노이즈를 제거(역확산)해가며 분자를 생성한다. 기존에 알려진 결합 분자나 단백질에 대한 사전 정보로부터 상호작용 패턴을 추출하여, 인페인팅 기법을 통해 역확산 과정 동안 고정하여 분자 생성을 유도할 수 있다. KAIST

KAIST가 암 표적 돌연변이에 최적 약물 후보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인공지능(AI)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표적 단백질 정보만으로 분자정보 없이 맞춤형 약물 후보를 제시함으로써 기존 수많은 분자 후보를 맞춰보는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

KAIST 화학과 김우연 교수팀이 결합하는 약물후보 분자의 사전정보 없이 단백질 구조만으로 그에 꼭 맞는 약물 후보 분자와 비공유 결합성 상호작용을 함께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AI 모델 ‘BInD’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AI 모델이 분자만 만들거나 만들어진 분자와 단백질의 결합 여부만 따로 평가했던 것과 달리 분자와 단백질 사이 결합 방식까지 함께 고려하는 ‘동시 설계’가 특징이다.

단백질과 결합할 때 중요한 요소를 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분자를 만들 확률이 높다. 

이런 생성 과정은 단백질 표적 부위에 맞춰 원자의 종류와 위치, 공유결합과 상호작용을 하나의 생성으로 동시에 만들어내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또 이 모델은 신약설계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분자의 안정성, 물성, 구조 등 여러 고려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도록 설계됐다. 

기존에는 한두 가지 목표에 집중해 다른 조건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모델은 다양한 조건을 균형 있게 반영해 실용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AI는 무작위 상태에서 점점 더 정교한 구조를 그려나가는 ‘확산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확산 모델은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알파폴드3’의 단백질-약물 구조 생성에서 활용돼 높은 효율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는 원자가 공간상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좌표를 찍어주는 알파폴드3와 달리 ‘결합 길이’나 ‘단백질-분자 간 거리’처럼 실제 화학 법칙에 맞는 기준들을 알려주는 지식기반 가이드를 넣어 생성된 구조가 더 현실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왼쪽)표적 단백질과 원본 결합 분자, (오른쪽)연구팀이 개발한 모델로 설계한 분자의 예시. 단백질 결합 친화도(Vina) 와 약물 가능도(QED), 합성 가능도(SA) 값이 하단에 적혀있다. KAIST

아울러 연구팀은 한 번 만든 결과 중 뛰어난 결합 패턴을 찾아 다시 활용하는 최적화 전략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추가 학습 없이도 더 뛰어난 약물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고, 특히 암 관련 표적단백질(EGFR)의 돌연변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분자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I는 표적 단백질에 잘 결합하는 핵심 요소를 스스로 학습하고 이해해 사전정보 없이도 상호작용 하는 최적의 약물 후보 분자를 설계할 수 있어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화학적 상호작용 원리에 기반을 둔 더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분자구조를 생성할 수 있어, 더 빠르고 정밀한 신약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이중원·정원호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11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IF=14.1)’에 게재됐다.
(논문명: BInD: Bond and Interaction-Generating Diffusion Model for Multi-Objective Structure-Based Drug Design ※DOI: 10.1002/advs.202502702)

(왼쪽부터)KAIST 정원호 석박사통합과정, 이중원 석박사통합과정, 김우연 교수, 서지수 석박사통합과정.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