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 손해율 악화에 순익 줄줄이 감소

대형 손보사, 손해율 악화에 순익 줄줄이 감소

기사승인 2025-08-14 16:23:22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올해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자동차보험을 포함한 보험손익이 크게 줄며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다만 채권·대체투자 수익이 늘어 투자손익이 개선된 보험사들은 전체 실적 하락 폭을 일부 완화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조1508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8211억원) 대비 약 35% 감소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연결기준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1조245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144억원)보다 5.1% 줄었다. 고액 사고 증가 등으로 보험손익이 17.1% 감소한 9708억원에 그친 영향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익은 3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5% 감소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6459억원으로 24.4% 늘며 실적 하락을 완화했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순이익은 4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손실부담계약관련비용 환입 등 1회성 이익 영향을 제외할 경우 축소 폭은 19.3%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이익이 79.9% 줄어든 것을 비롯해 전 부문 보험손익이 악화했다. 다만 채권투자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투자손익은 15.8% 증가한 2364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순이익이 5581억원으로 2.3% 감소했다. 교통사고 증가 등으로 보험손익이 전년 동기(6960억원) 대비 28% 줄었으나, 투자손익이 996억원에서 2625억원으로 163.5% 급증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DB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이익은 9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3% 줄었다. 자동차보험 이익이 52.1% 감소한 777억원에 그치면서 보험손익이 악화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5886억원으로 57.1%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9873억원을 거뒀다. 보험손익은 7242억원으로 0.6% 줄었지만, 투자손익이 6048억원으로 4.0% 늘며 실적을 지탱했다.

업계 보험손익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손해율 상승이 지목된다. 자동차보험의 평균 손해율은 82.6%로 전년 대비 3.1%포인트(p) 상승해 손익분기점(80%)을 웃돌았다. 3년 연속 보험료 인하 여파로 대당 경과보험료가 감소하고 수리비와 부품비 상승, 자연 재해 등이 겹치면서 손해율 악화가 이어졌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사 매출의 40~5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게다가 올 초 독감, 산불, 화재 등 외부 요인으로 예상치 못한 보험금 지급도 급증했다. 특히 지난 5월 발생한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추정 피해액 약 1조원)로 DB손보 약 460억원, 현대해상 200억원, 삼성화재 100억원, 메리츠화재 50억원의 손실 반영을 예상된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업계는 7월 폭우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3%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로 인한 피해액을 약 1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상생금융 기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도 쉽지 않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은 소비자 물가 지수에 포함돼 있고, 의무 보험이라는 특성 때문에 당국에서 개입하는 편인데 올해도 보험료를 인상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