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산모도 자연분만 가능성 확인…산후 뇌졸중 위험 ‘동일’

모야모야병 산모도 자연분만 가능성 확인…산후 뇌졸중 위험 ‘동일’

기사승인 2025-11-07 10:09:29
(사진 왼쪽부터) 정진만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 김호연 산부인과 교수, 이상헌 신경과 교수, 김종헌 신경과 교수, 송관흡 산부인과 교수.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모야모야병을 가진 산모가 자연분만을 해도 제왕절개와 비교해 산후 뇌졸중 위험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진만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김호연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이 연구로 제111차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2~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은 산모 1683명을 분석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연구다. 연구팀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간 산후 뇌졸중 발생률을 비교했으며, 두 분만 방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그동안 모야모야병 산모는 분만 과정 중 혈압 변동으로 뇌졸중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제왕절개가 권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적절한 산전·산후 관리가 이뤄진다면 자연분만도 충분히 가능한 선택지라는 임상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나이,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 임신 합병증 등을 보정한 추가 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모야모야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왕절개를 ‘불가피한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기존 통념을 흔드는 연구로 평가된다.

정 교수는 “모야모야병 산모는 뇌혈관이 좁아지는 특성 때문에 분만 과정에서 위험성이 높다고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관리 체계가 갖춰지면 자연분만도 가능하다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신경과와 산부인과의 협업이 희귀질환 산모의 진료 수준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향후 희귀질환 산모의 맞춤형 분만 전략 수립과 진료 지침 개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