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을 가진 산모가 자연분만을 해도 제왕절개와 비교해 산후 뇌졸중 위험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진만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김호연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이 연구로 제111차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2~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은 산모 1683명을 분석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연구다. 연구팀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간 산후 뇌졸중 발생률을 비교했으며, 두 분만 방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그동안 모야모야병 산모는 분만 과정 중 혈압 변동으로 뇌졸중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제왕절개가 권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적절한 산전·산후 관리가 이뤄진다면 자연분만도 충분히 가능한 선택지라는 임상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나이,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 임신 합병증 등을 보정한 추가 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모야모야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왕절개를 ‘불가피한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기존 통념을 흔드는 연구로 평가된다.
정 교수는 “모야모야병 산모는 뇌혈관이 좁아지는 특성 때문에 분만 과정에서 위험성이 높다고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관리 체계가 갖춰지면 자연분만도 가능하다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신경과와 산부인과의 협업이 희귀질환 산모의 진료 수준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향후 희귀질환 산모의 맞춤형 분만 전략 수립과 진료 지침 개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