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개발’ 노보노디스크, 비만약 경쟁 파도에 ‘9000명 감원’

‘위고비 개발’ 노보노디스크, 비만약 경쟁 파도에 ‘9000명 감원’

덴마크 본사만 직원 5000명 해고
일라이릴리 ‘마운자로’와 경쟁 심화

기사승인 2025-09-10 16:36:15 업데이트 2025-09-10 17:18:00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후속 치료제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올해 자체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고, 심화되는 경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노보노디스크는 10일 성명에서 “조직 단순화, 의사 결정 속도 향상, 자원 재배치를 통해 당뇨와 비만 치료 분야의 성장 기회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직원 수가 7만8400명에 달한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전체 직원 가운데 약 11%에 해당하는 9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며, 이 중 본사가 있는 덴마크에서만 5000명이 해고될 전망이다. 앞서 회사는 사업에 중요하지 않은 직무를 대상으로 전 세계적인 채용 동결을 시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 측은 이번 조치로 내년까지 매년 80억 덴마크 크로네(한화 약 1조7403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0~16%에서 4~10%로 낮췄다. 이는 위고비 경쟁 약물인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미국 제품명 젭바운드) 개발사 미국 일라이릴리와의 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노보노디스크는 국내 마운자로 출시 결정 직후 위고비 가격을 인하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월 취임한 마이크 다우스타르 최고경영자(CEO)가 단행한 첫 주요 조치다. 노보노디스크는 아쉬운 신약 임상시험 결과와 성장 둔화, 일라이릴리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한때 유럽 시가총액이 1위에 올랐으나 자리를 내주고 기업가치도 정점 대비 3분의 2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이 여파로 주가는 꼬꾸라지며 시총은 지난해 정점 대비 약 4900억달러가 증발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