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美타임지 인터뷰…“미국 요구 수용했다면 탄핵감” 

이 대통령, 美타임지 인터뷰…“미국 요구 수용했다면 탄핵감” 

타임지 인터뷰서 한미 관세협상·대북 해법 언급
“한중관계 단절 불가, 미·중 다리 역할 할 것”

기사승인 2025-09-18 14:49:17
이재명 대통령이 모델로 등장한 타임지 표지. 타임지 홈페이지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100일을 계기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조성하기로 한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와 관련해 미국 측의 과도한 요구를 거절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사업가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고, 겉으로는 예측 불가능해 보이지만 매우 성과 지향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패배자로 남는 결론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비합리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 덕분에 예상보다 잘 소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에 그냥 멈추라고 한다고 멈추겠느냐”며 “현재 수준의 압박을 계속 가하면 북한은 오히려 더 많은 폭탄을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언급하며 “대북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조건으로 핵 동결-축소-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대외관계와 관련해선 미국과의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는 한미동맹에 기반하고 있다”면서도 “지리적 근접성, 역사적 관계, 경제적 연계, 인적 교류를 고려할 때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세계 질서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에서 미국과 함께하되,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한중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두 진영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한국 정치에서 대립과 분열은 일상화돼 숨 쉬는 것조차 일부에서 비난받는 상황”이라며 “이 문화를 바꾸는 것이 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