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려움’ 희귀 간질환, 다음달부터 신약 건보 적용

‘극심한 가려움’ 희귀 간질환, 다음달부터 신약 건보 적용

담즙산 간과 혈액에 쌓이면서 간 손상 유발
입센 ‘빌베이캡슐’ 치료 연속성 보장

기사승인 2025-09-19 11:07:05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밤낮없이 온몸을 긁어야 하는 희귀 간질환의 치료제가 10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10월1일부터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 치료 신약인 입센의 ‘빌베이캡슐’(성분명 오데비식바트)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PFIC는 영유아기에 주로 발병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간세포에서 담즙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담즙산이 간과 혈액에 쌓이면서 간 손상을 유발한다. 환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피부를 파고드는 듯한 극심한 가려움증(소양증)이다. 이 가려움증은 일반적인 항히스타민제로는 조절되지 않아 아이들은 피부가 손상될 정도로 긁게 되고, 심각한 수면장애와 성장 부진,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번 건강보험 급여 적용 대상은 생후 3개월 이상의 PFIC 환자 중 두 가지 핵심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다. 혈액 내 담즙산 농도가 100μmol/L 이상이고, 의사가 환자의 수면장애, 피부 손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가려움증 평가점수(CGIS)가 ‘보통(2점)’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가려움증이 대상이다다. 다만 이미 간 이식을 받았거나 비대상성 간경변 등 심각한 간 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는 제외된다.

치료 효과에 대한 평가도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처음 약을 투여한 후 6개월 시점에 치료 반응을 평가해 추가적인 급여 여부를 결정한다. 혈청 담즙산 농도가 치료 시작 전보다 30% 이상 감소하거나, 담즙산 수치가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더라도 가려움증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경우(평균 CGIS 점수 1점 이하 또는 1점 이상 감소)에는 계속해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후에도 6개월마다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통과하면 지속적인 투여가 가능하다.

정부는 기존에 비급여나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통해 빌베이캡슐을 투여받던 환자들을 위한 경과조치도 마련했다. 급여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들은 2026년 2월28일까지 신청하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 치료의 연속성을 보장했다.

빌베이캡슐은 노바티스의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킴리아주’(티사젠렉류셀),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주’(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 등과 같이 정부가 특별 관리하는 고가의약품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약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