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2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미를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에서의 실질적 데뷔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책임감 있는 민주국가로 국제사회에 복귀했음을 공식 천명할 예정이다. 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 구상을 제시하고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한국이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것을 넘어 회복 탄력성까지 갖춘 성숙한 민주국가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순방 기간 중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를 주재한다. 이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외교적 신뢰 확보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도 예정돼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은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지난달 워싱턴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 달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도 만날 가능성이 있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도착 첫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와 AI 및 에너지 전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마지막 날에는 월가 금융계 인사들과 한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설명회 투자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전통적으로 새 정부의 외교 철학과 국정 방향을 국제사회에 천명하는 무대였다. 노태우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지대 조성을 제안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한 평화 원칙을 강조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대북정책 ‘그랜드 바겐’ 구상을 내놨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 또한 향후 5년 외교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