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뉴욕증권거래소 투자설명회…“‘저평가 리스크’ 해소할 것”

李대통령, 뉴욕증권거래소 투자설명회…“‘저평가 리스크’ 해소할 것”

기사승인 2025-09-26 06:34:57 업데이트 2025-09-26 11:16:21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 투자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아 한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는 한국 투자설명회(IR)인 ‘대한민국 투자 서밋’ 행사에 참석했다. 뉴욕 증권거래소가 이 대통령을 초청했고, 이 대통령이 월가에서 가장 오래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써밋’ 행사에 참석해 린 마틴 회장을 비롯한 거래소 임원진과 환담을 하면서 새 정부의 자본시장 발전 및 혁신 노력을 소개했다. 이어 거래소에 마련된 종을 직접 울리는 ‘링 더 벨’ 타종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 대통령이 뉴욕거래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거래소에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된 설명회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몇 가지 원인 탓에 저평가되고 있다”며 “새 정부는 (이를 해결하려는) 몇 가지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 주식이 저평가돼 있는 이유 중 하나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들었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제안한 배경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핵무기는 이미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북한이 체제 유지 및 방어를 위해 필요한 핵무기양을 초과하면 다른 나라로 수출할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가 핵물질·핵탄두·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또 해외에 핵물질·핵탄두 수출을 중단시키는 것만 해도 상당한 안보적 이익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핵탄두를 싣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기술도 막바지에 다다랐다”며 “일단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핵탄두, 핵수출, ICBM 개발을 중단하고 중기적으로는 핵무기를 감축해나가며, 장기적으로는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협상을 할 수 있는 당사자, 역량을 가진 당사자,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리고 북한이 믿을만한 협상 상대는 제가 보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유일한 세계 분단 국가에 평화를 만들어내면 진짜 세계사적인 평화구축 성과가 된다. 진정한 피스메이커가 된다. 그걸 열심히 조정하고 지원하겠다는 말을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드렸던 것”이라며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진심으로 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국의 국방력을 고려하더라도 한반도의 안보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주한미군을 빼더라도 자체 군사력만으로 세계 5위 수준”이라며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도 한국의 국방비가 1.5배 수준에 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국방비는 그 나라가 책임져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요청도 있지만 꼭 그것과 관계없이 자체 국방력 강화를 위해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옆에서 보니까 북한이 전쟁 직후에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 휴전선에 삼중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며 “군사력에서 워낙 밀리니 불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군사력은 걱정할 필요 없는데 한반도에 자꾸 군사 긴장 걱정이 생기는 이유는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며 “새 정부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실히 해소할 생각이고 대한민국 주가지수에는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새 정부의 시장 체질 개선 조치로 ‘3차 상법개정’ 추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두 차례 상법 개정으로 기업이 특정 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경영을 하면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받게 만들었다”며 “세 번째 개정은 예컨대 세금 제도를 개혁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하거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이기적 행위를 남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기업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제도는 예외 없이 다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정책에 있어서는 “확장재정 정책으로 투자 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너무 높은데 국민이 금융자산 시장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도록 금융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아직 대한민국 시장이 모건스탠리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며 “우리의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중 핵심이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라고 들었다. 그 문제도 빠르게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세계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 시 참고하는 자료이지만, 한국 증권시장은 아직 이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국내 경제·금융기관 수장을 비롯해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산업은행, 삼성카드, 한화생명·현대캐피탈 대표와 최태원 SK그룹회장, LG CNS 대표 등 기업 총수도 참석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