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에서 성장 전략으로…외식업계 흔드는 ‘로코노미’ 열풍

착한 소비에서 성장 전략으로…외식업계 흔드는 ‘로코노미’ 열풍

기사승인 2025-10-03 06:00:14 업데이트 2025-10-03 09:50:43
한국맥도날드 ‘한국의 맛’. 한국맥도날드 제공

지역 농산물이 외식·식품업계의 ‘황금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차별화된 맛과 상생 효과를 동시에 담은 ‘로코노미’(Local+Economy)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업계 전반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으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키우고 안정적인 성과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가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의 맛’ 메뉴 누적 판매량이 3000만 개를 넘어섰다. 2021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소비자에게는 색다른 맛을, 지역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여름 시즌에 집중했던 운영 방식을 분기 단위로 넓히고, 버거뿐 아니라 스낵과 음료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의 맛’은 전 세계 맥도날드 가운데 유일하게 메뉴명에 지역명을 직접 담은 사례다. 글로벌 본사에서도 현지화 전략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으며, 최근 열린 아시아 전략회의에서는 해외 도입 가능성까지 논의됐다. 맥도날드 측은 “전 세계 맥도날드 중 협업 농가 지역명을 메뉴명에 표기하는 사례는 한국이 유일해 수년 전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일부 국가는 해당 메뉴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페업계도 로코노미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할리스는 청도 홍시, 문경 오미자, 나주 배 등 지역 제철 과일을 활용한 가을 한정 메뉴 3종을 출시했다. ‘청도 홍시 듬뿍 스무디’는 홍시 본연의 달콤함을 강조했고, ‘문경 오미자 꿀배차’는 오미자와 배를 조합해 은은한 단맛을 살렸다. 고구마 풍미를 담은 ‘꿀고구마 카스텔라 케이크’도 호응을 얻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 8월 경기 여주시와 협약을 맺고 여주의 대표 농산물인 쌀을 메뉴에 접목했다. ‘누룽누룽 바삭 프라페’는 누룽지를 블렌딩한 프라페에 바삭한 누룽지를 얹어 고소함과 식감을 동시에 살렸고, ‘매콤 비빔주먹빵’은 여주쌀로 만든 매콤한 비빔밥을 넣어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맛을 구현했다.

제과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롯데웰푸드는 전북 고창군과 손잡고 ‘고창 고구마 시리즈’를 출시했다. 카스타드, 마가렛트, 빈츠 등 대표 과자 브랜드에 고창 꿀고구마를 더한 제품으로, 디저트부터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일부 제품은 출시 직후 완판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패키지에는 ‘고-참 꿀맛이구마’라는 문구와 함께 고창의 고인돌·갯벌·판소리 등 유네스코 등재 유산 이미지를 담아 지역 홍보 효과도 챙겼다.

업계에서는 로코노미가 유행을 넘어 브랜드 전략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한다. 지역 농산물이 차별화된 스토리를 만들고, 성과와 상생 효과까지 함께 가져오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은 단순히 흥행에 그치지 않고 실제 판매 성과로도 이어지며, 동시에 지역 농가의 소득을 높여 기업과 지역 사회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며 “이제는 일회성 마케팅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 전략으로 자리잡았고, 소비자들에게는 ‘착한 소비’와 ‘국산 프리미엄’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