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생도 32%, 임관 접었다…“진로 변경”

육사 생도 32%, 임관 접었다…“진로 변경”

기사승인 2025-10-11 17:58:32 업데이트 2025-10-11 18:10:06
육군사관학교 화랑기초훈련.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캡처

군 최고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생도 3분의 1이 올해 장교 임관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육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임관한 육사 81기는 223명으로 모집 정원 330명의 67.6%에 그쳤다. 26명은 합격 후 등록을 포기했고 81명은 입학 후 퇴교했다.

퇴교 사유는 진로 변경이 65명(80.2%)으로 가장 많았고, 부적응이 11명(13.6%)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규정 위반 3명(3.7%), 건강 문제 1명(1.2%), 기타 1명(1.2%) 등이었다. 이처럼 중도 포기자가 81명에 이르는 것은 최근 5년 새 처음 있는 일이다.

연도별로 임관을 포기한 인원은 지난 2021년 21명(육사 77기), 2022년 17명(78기), 2023년 31명(79기), 지난해 40명(80기), 올해 81명(81기)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임관율은 전년(83.9%) 대비 16%p 이상 떨어졌다.

육군 3사관학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원 550명 중 약 470명(85.5%)이 임관했지만 올해는 약 360명(65.5%)으로 줄었다. 같은 해 공군사관학교(79.1%)와 해군사관학교(73.5%) 임관율도 70%대에 머물렀다. 공군 학군사관후보생(ROTC) 임관율 또한 2021년 71.1%에서 2025년 56.2%로 급락했다.

이같은 문제의 원인으로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처우가 꼽힌다. 특히 육군은 해군, 공군에 비해 격오지·산악 지역 근무가 잦다. 병사 월급 인상으로 인한 직업적 매력도 하락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병장의 기본급은 150만원이지만 ‘내일준비적금’ 55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매칭 지원한다. 이에 병장의 실수령액은 205만원 수준으로, 초임 소위(201만7000원)나 하사(200만원)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강 의원은 “최근 몇 년간 260~280명 선을 유지하던 육사 임관 인원이 올해 220명대로 급감했다”며 “전투력의 근간인 초급 간부의 사기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