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0개 건설사에서 148명 산재 사망…“예방 가능 사고 반복”

5년간 20개 건설사에서 148명 산재 사망…“예방 가능 사고 반복”

기사승인 2025-10-15 18:36:44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난 5년간 국내 20대 건설사에서 사고재해로 148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0% 이상이 추락, 낙하물, 붕괴 등 이른바 ‘재래형 사고’로 인한 사망으로 기본적인 안전조치만 지켰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대 건설사 사고재해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6월까지 148명이 사고재해로 사망했다. 이 중 추락·낙하물 사고·붕괴 등 재래형(후진국형) 사고 사망자 수는 105명으로 71%를 차지했다.

재래형 사고는 안전수칙 미준수 등 반복적인 원인과 구조적인 문제로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뜻한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만 충실히 이행하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고 유형이다.

최근 5년간 사고 유형별 사망자 수를 보면 추락이 54건(36.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체에 맞음(낙하물 사고) 29건(19.6%) △무너짐(붕괴) 22건(14.9%) △부딪힘(충돌) 15건(10.1%) △끼임 10건(6.8%) △빠짐·익사 6건(4.1%) △깔림 5건(3.6%) △감전 4건(2.7%) 순이었다.

연도별 사망자는 2021년 36명, 2022년 37명, 2023년 21명, 2024년 2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26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지난해 연간 사망자 수에 근접했다. 2021년 이후 줄어들었던 사고재해 사망자 수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사고재해자 수도 증가 추세다. 2021년 2311명이었던 재해자 수는 지난해 3789명으로 늘면서 3년 사이 64% 증가했다. 재해자 가운데 사망자 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빠짐·익사가 8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무너짐(16.3%) △감전(7.8%) △떨어짐(2.3%) △물체에 맞음(1.6%) 순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현대건설이 16명으로 가장 많은 사고 사망자를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대우건설 14명 △롯데건설 13명 △DL이앤씨 12명 △GS건설 10명 △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KCC건설 8명 △계룡건설·태영건설 7명 △삼성물산·한화·DL건설 6명 등 이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에만 7명의 사고재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편 건설업계 현장 안전 인식 문화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확보한 ‘100대 건설사 기준 산업재해조사표 미보고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30개 기업에서 산재 미보고 적발 건수가 총 47건에 달했다. 이에 부과된 과태료는 총 2억6000만원이다.

김 의원은 “산재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내 가족의 일처럼 대해야 한다”며 “특히 사망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에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작업 전 철저한 안전 수칙 점검과 안전장치 구비로 후진국형 사고의 반복을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