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세계 5위 수준 ‘우뚝’…관람환경은 ‘반비례’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세계 5위 수준 ‘우뚝’…관람환경은 ‘반비례’

올해 누적 방문객 501만명…역대 최다 경신
관람객 증가에…관람 환경·주차·편의시설 문제 심각
세계 유명 박물관 대비 저렴한 입장료에 유료화 목소리도
임오경 “관람료 현실화 통해 관람환경 개선·인프라 확충해야”

기사승인 2025-10-22 06:00:28 업데이트 2025-10-22 08:03:14
17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이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이 사상 처음으로 관람객 500만 명을 넘어섰지만, 관람환경은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주차난과 혼잡, 안전 우려가 커지자 입장료 유료화를 통한 환경 개선 요구도 힘을 얻고 있다.

22일 쿠키뉴스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박물관 누적 방문객은 501만638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78만8785명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은 지난해 세계 8위 수준이었지만 벌써 관람객 500만명을 넘어서며 사실상 세계5위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지난해 세계 주요 박물관의 연간 관람객 수를 보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873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탈리아 바티칸박물관(682만명), 영국 대영박물관(648만명),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573만명),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460만 명) 등이었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 수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15일까지 외국인 방문자는 18만57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2만여명) 늘었다. 이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콘텐츠 수준과 인프라, 그리고 무료 관람 정책을 매력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급증하는 관람객 수에 비해 오히려 관람 환경은 열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3만 명으로 설계상 최대 수용인원(1만8000명)을 크게 웃돈다. 주차난, 편의시설 부족, 안전관리 문제도 계속 제기된다. 

이로 인해 관람료 유료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관람환경 개선과 안전시설 확충에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 상위 10개 박물관·미술관 중 입장료가 없는 것은 영국 대영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뿐이다. 루브르박물관은 3만5000원, 바티칸박물관은 3만2000원, 오르세박물관은 2만6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입장료 현실화 논의는 박물관뿐 아니라 고궁에도 해당된다. 경복궁·창덕궁 등 주요 고궁의 입장료는 2005년 3000원으로 인상된 뒤 20년째 동결돼 있다. 한복 착용 시 무료입장이 가능한 점까지 감안하면, 해외 주요 궁궐과 비교해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베르사유궁은 5만원, 일본 교토고쇼와 태국 방콕 왕궁은 2만원가량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임오경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고궁의 관람료를 현실화하여 관람 편의시설과 재난안전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라며 “동시에 재원을 굿즈 개발 등 문화콘텐츠 산업으로의 확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