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대한통운이 폴란드 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영토 확장’을 내건 CJ그룹의 글로벌 비전 속에 유럽을 새로운 성장 무대로 삼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23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폴란드 법인인 ‘CJ Logistics Poland Sp. z o.o.’가 폴란드 법원 등록부(KRS)에 지난 7월21일자로 정식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법인 설립은 초국경물류(CBE) 시장 경쟁력 강화와 포워딩 역량 확대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CJ대한통운은 유럽 등 주요 권역별 전담팀을 운영하며 전략지역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글로벌 운송 주선(포워딩) 시장에서의 지배력 제고를 위해 속도를 낼 방침이다.
포워딩 사업 중심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CJ대한통운의 해외사업은 크게 항공·해상 운송을 기반으로 수출입 화물 운송과 통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워딩’ 사업과 기업 고객(B2B)의 물류 전체 프로세스를 대신 관리·운영하는 ‘CL(Contract Logistics, 계약물류)’ 사업으로 나뉜다. 이번 폴란드 법인 설립은 이 중에서도 국제운송을 주선하는 포워딩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폴란드는 CJ대한통운에 낯선 시장이 아니다. 지난 2022년 12월에는 K-2 전차 초도물량 10대를 폴란드까지 안전하게 운송한 경험이 있으며, 중국에서 출발한 배터리 및 자동차 기자재를 중국횡단철도를 통해 폴란드로 운송하는 등 ‘유럽행 신(新) 실크로드’ 물류사업도 이미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23년 유럽 물류 시장 공략을 위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개설한 바 있다. 이번 법인 설립으로 유럽 내 전략 거점을 확보하면서, 한국·다국적 기업 대상 종합물류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독일–네덜란드–폴란드 잇는 ‘유럽 삼각벨트’
CJ대한통운 폴란드 사무소가 위치한 브로츠와프는 폴란드 남부 최대 공업도시이자 물류 중심지로 독일, 슬로바키아, 헝가리, 우크라이나 등 주요 산업국과 인접해 있다. 폴란드는 자동차, 배터리, 전자 등 제조업이 발달한 유럽의 핵심 생산기지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방산, 원자력 수출 계약이 잇따르며 양국 간 경제협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폴란드는 유럽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동서 물류를 잇는 핵심 허브로 꼽힌다. 얼지 않는 발트해 부동항인 그단스크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횡단철도, 시베리아횡단철도 등 유라시아 물류 루트의 주요 거점이기도 하다.
CJ대한통운은 기존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에도 거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 199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첫 법인을 세운 뒤, 1995년 자동화 물류거점을 확보하며 현지 사업을 본격화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사무소에서는 유럽 항만·내륙 거점·공항을 연결한 종합 물류서비스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등 주요 지역에선 중동계열사 CJ ICM과 함께 통합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재현 “유럽 신영토 확장 가속”…CJ 비전 실행
폴란드 법인 설립으로 독일–네덜란드–폴란드로 이어지는 ‘유럽 물류 삼각벨트’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럽 확장 전략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강조해온 ‘신영토 확장’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영국 런던 현장경영을 통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해야 한다”며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에서 신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핵심 해외법인인 미국·인도에 이어 유럽에서도 사업 기반을 넓히며 글로벌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 법인은 콜드체인센터를 추가 확보해 내륙물류 허브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 법인은 케미컬, 산업재 등 비철강산업군 수송사업을 확대해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회사는 전 세계 46개국 288개 거점, 462개 글로벌 허브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상반기 글로벌 사업에서도 또렷한 수익 개선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부문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조102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9% 증가한 20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헌구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LG엔솔, 삼성,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 생산거점이 폴란드를 비롯해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 지역에 다수 위치해 있다”며 “CJ대한통운이 이들을 주요 고객군으로 삼아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거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방산 물류 역시 폴란드에 거점을 두면 후속 공수를 지원하기가 용이하고, 서유럽 대비 인건비와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적은 점도 향후 물류센터 확충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동유럽 포워딩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현지 운송사 관리와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고 현지 물류 제도와 환경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