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세계 5위 경제권·전략적 해상루트”…李정부, 경제·안보 협력 강화

“아세안, 세계 5위 경제권·전략적 해상루트”…李정부, 경제·안보 협력 강화

위성락 안보실장 브리핑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격상할 것”

기사승인 2025-10-26 19:50:52 업데이트 2025-10-27 11:53:47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해 1박 2일간의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회의에서 이재명 정부는 아세안을 중심축으로 한 동아시아 다자외교를 강화할 예정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아세안은 한국의 핵심 외교 및 경제 파트너이자 지정학적 요충지”라며 “정부는 2029년 한·아세안 수교 40주년을 맞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 실장은 “아세안은 GDP 3조8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5위 경제권으로 6억7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3위 시장”이라며 “우리 무역의 절반 이상, 원유 수입의 90% 이상이 아세안을 경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세안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전략적 해상루트이자 생산기지로서 한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세안의 ‘중심성(centrality)’을 강조하며 “아세안은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구심점으로, 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3(한·중·일)과 미국·러시아 등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도 모두 아세안을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또한 “외교장관급 회의 중 유일하게 북한이 참여하는 다자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도 아세안이 주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운전자 역할 속에서 아세안은 한국 외교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CSP)’로 격상시킨다는 구상이다.

위 실장은 “CSP는 아세안이 외부국가와 맺는 최고 수준의 협력관계로, 이번 회의에서는 ‘C·S·P’ 3대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에서는 꿈과 희망을 함께 이루는 연결의 파트너로서 1500만 교류 시대를 열고, S에서는 3000억 달러 교역 달성을 위한 혁신성장 협력을 추진하며, P에서는 평화·안보 협력 강화,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한·아세안 경찰 공조체계 구축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위 실장은 한·아세안 공동성명에 한반도 관련 문구가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다자외교 참여 확대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 계기로 특별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향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에서 새로운 계기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 실장은 도널드 미국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서는 “일정이 겹칠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로선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위 실장은 “이번에 아세안 회원국에 가입한 동티모르를 제외한 7개 아세안 회원국 정상과 이미 면담 및 통화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경제·인적 교류·문화 협력을 통한 상생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도착 후 첫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현지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하고 이들을 격려한다. 이튿날 오전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온라인 스캠 범죄 대응 공조 등의 현안에 대해 협의한다.

오후에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 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아세안과 한중일 3국 간의 협력 강화를 강조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후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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