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국내 증시로 손바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수익률이 증시를 크게 밑돌면서 증시 상승 기류에 탑승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추세적 상승세를 선보일 것으로 본다.
28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집계(오후 4시50분)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은 2조9200억원으로 하루 전 대비 17.57% 하락했다. 같은 시간 업비트에 상장된 가상자산 가운데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의 24시간 거래대금도 2164억원으로 직전일 대비 30.28% 줄었다.
월별 기준으로도 이같은 감소세가 확인된다. 가상자산 전문 사이트 더블록 집계 결과 업비트의 최근 3개월 거래대금은 △7월 1126억5000만달러 △8월 912억1000만달러 △9월 826억2000만달러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번달은 27일까지 704억9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증시 활황기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주식으로 향한 여파로 해석된다. 코스피는 전날 직전 거래일 대비 2.57% 급등한 4042.83으로 장을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최대치인 3326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24일 기준 79조4824억원으로 연초 57조582억원 대비 39.30% 급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0일 80조625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권사 계좌에 남아있는 현금으로 투자를 위한 실탄에 비유된다.
코스피의 상승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의 올해 상승률은 68.5%로 세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신흥국인 남아공(31%)과 주요국 일본(24%), 미국(15%) 등도 크게 웃돈다. 역대 코스피 연간 상승률 기준으로도 지난 1987년(92.6%), 1999년(82.8%), 1988년(72.8%)에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연초 9만3000달러에서 이날 오전 11만3900달러로 21.91% 오름세에 그쳤다. 특히 이달 상승률은 오히려 0.37% 하락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유입이 다시금 펼쳐질 것으로 내다본다. 비트코인 가격이 부진한 흐름에서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 금리 인하 가능성은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에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이는 지난 8월(2.9% 상승) 대비 소폭의 오름세다. 이번 수치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0.1%p 밑돌았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은 기대보다 낮은 수준에 그치며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상자산 약세에도 불구하고 업토버(UP·tober, 10월 상승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비트코인 가격의 주요 결정 요인임을 고려하면, CME 페드워치툴 기준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98.9%에 달하는 현시점에서 가상자산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향후 발표될 미국의 친(親) 디지털자산 정책인 클레러티(가상자산 구조화) 법안이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한다. 클레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 법적 성격과 감독권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GENIUS)법안 서명 시점처럼 강세장이 연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미국 내 디지털자산의 증권성 논란이 해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또 일정 요건을 충족할 시 SEC 등록 없이 디지털자산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포함된 점에서 미국 내 블록체인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