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트라이폴드·투명 TV까지…에이펙서 ‘K-기술’ 총집결 [경주 APEC]

AI부터 트라이폴드·투명 TV까지…에이펙서 ‘K-기술’ 총집결 [경주 APEC]

기사승인 2025-10-28 19:08:55

한국 대표 기업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K-테크 쇼케이스’에서 차세대 기술을 한자리에 펼쳤다.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반도체, 두 번 접는 스마트폰, 투명 올레드 TV 등 글로벌 리더들의 시선을 모았다.

2005년 부산 APEC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21개국 정상급 인사와 글로벌 기업 CEO 1700여명이 집결해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세계 경제의 핵심 이슈를 논의한다.

28일 경주 엑스포공원 옥외 특별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부대 행사 ‘K-테크 쇼케이스’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트라이폴드폰’이 전시되어 있다. 이혜민 기자

28일 경주엑스포대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에는 삼성전자·SK그룹·LG전자·현대자동차그룹 등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2025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공식 부대 행사로,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실물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두 개의 경첩(힌지)을 중심으로 화면이 세 부분으로 나뉜다. 펼치면 10인치대 대화면,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 크기다. 완전히 펼치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고, 접었을 때는 휴대가 간편하다.

다만, 트라이폴드는 유리 전시관에 전시된 형태로 공개돼 직접 만져볼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복잡한 힌지 구조와 디스플레이 부품이 들어간 만큼 출고가가 300만원 후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1차 출시국으로 거론되며, 세부 사양은 11월 말에서 12월 초 공식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28일 경주 엑스포공원 옥외 특별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부대 행사 ‘K-테크 쇼케이스’에서 SK하이닉스 전시관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이혜민 기자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앞세워 AI 생태계의 심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SK하이닉스·SK텔레콤·SKC·SK엔무브가 참여해 반도체부터 냉각, 운영·보안까지 AI 데이터센터의 인프라 전 과정을 한 번에 보여줬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모형을 공개했다. 기존보다 두 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를 적용해 대역폭을 두 배로 확장했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높였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을 줄이면서 AI 학습 속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이다.

이와 함께 SK엔무브는 AI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액침 냉각 기술을, SK텔레콤은 제로트러스트 기반 보안과 엣지(Edge) 보호 기술을 선보였다.

한편, SK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100메가와트(㎿)급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오픈AI와는 서남권 지역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28일 경주 엑스포공원 옥외 특별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부대 행사 ‘K-테크 쇼케이스’에서 세계 최초의 무선·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 28대로 구성한 LG전자의 초대형 샹들리에가 전시되어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세계 최초 무선·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 77형 28대를 원형으로 배치해 초대형 샹들리에를 연출했다. 투명 화면에 쏟아지는 별빛·바다·스테인드글라스 영상이 중앙 조명과 어우러져 360도 몰입감을 만든다.

경주예술의전당 로비에는 투명 사이니지 뒤에 냉장고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워시타워 ‘AI DD 모터’ 등 실제 제품을 배치해 ‘AI 코어테크’를 체험형으로 전시했다. AI가 세탁물의 재질을 감지해 섬세하게 동작하거나, 냉장고 내부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이날 현장에는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가 함께 전시장을 둘러봤다. 두 사람은 SK 부스에서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솔루션 설명을 듣고, 삼성 부스로 이동해 트라이폴드폰과 투명 디스플레이를 살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정부 관계자에게 HBM4의 구조와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을 직접 설명했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도 AI 보안 솔루션 시연을 꼼꼼히 살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