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LBM)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과로로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회사의 늦장·부적절한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초기엔 유족의 주장을 부인하던 회사가, 유족 압박 문자와 내부 ‘입단속’ 정황이 드러난 뒤에서야 사과문을 올렸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8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강관구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올리고 “사건 초기에 현장 운영 담당 인원의 대응을 회사에서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며 “부적절한 대응으로 유족분들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이었던 26살 정희원씨는 지난 7월16일 인천시 미추홀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직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정씨가 인천점 신규 개업 준비와 운영을 병행하며 격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LBM은 초반 입장문에서 유족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LBM은 “당사 직원 평균 근로시간은 주 43.5시간이고 고인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도 44.1시간 수준”이라며 “주 80시간 근로는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사망 전날 동료들이 식사를 권유했으나 고인이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식사시간 미보장 의혹에도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후 회사 관계자가 유족에게 “과로사로 무리하게 산재를 신청하면 진실을 밝히겠다”,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라”는 식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고, 사고 직후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지시한 정황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강 대표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강 대표는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정씨에 대해 “평소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이었다”며 “그래서 신규 지점 오픈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맡은 역할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주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신규 지점 오픈 업무는 그 특성상 준비 과정에서 업무 강도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업무”라며 “오픈 직전에는 홀 파트 기준 13명의 인력을 추가 파견해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문인식기기의 오류로, 정 씨 사망 직전 고인의 실제 근로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확인할 수 없다”며 “노동부 등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사실이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인천점과 서울 종로구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감독에서는 장시간 근로 여부뿐 아니라 추가 피해 가능성, 휴일·휴가 부여,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높은 연 매출을 자랑하던 유명 베이글 카페에서 미래를 꿈꾸며 일하던 20대 청년이 생을 마감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법 위반 확인 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