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닭볶음면 신화’를 앞세워 지난달 11일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던 삼양식품은 최근 한달 동안 시장에서 잊힌 종목 가운데 하나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삼양식품 주가는 고점 대비 25% 넘게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3분기 실적 공개 이후 주가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3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 대비 6.27%(7만8000원) 오른 13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양식품은 세계적인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황제주에 오른 종목이다.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등에서 K푸드 열풍이 불면서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주가도 화답하며 지난 5월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오르며 지난달 11일 장중 최고가 166만5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2년 전 10만원 초반이었던 주가가 10배 넘게 오르며 '10배주(텐베거)' 반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9월11일 이후 주가는 줄곧 흘러내렸다. 지난 29일까지 전고점 대비 하락률은 25.3%였다. 이 기간 기관은 삼양식품을 1354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730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삼양식품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실적’이다. 올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미국 관세 영향과 글로벌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한 5770억원, 영업이익은 44.7% 늘어난 126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실적 증가에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은 다소 아쉽지만 미국 내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판매법인의 선제적 재고 축적으로 실제로 인식되는 매출액은 기대했던 수준에 부합하지 못 할 전망이다. 탑라인(거래액 및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 역시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2분기에 이어 마케팅비와 인건비가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1.9%로 전분기(21.7%)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은 3분기 관세가 약 150억원 반영됨에 따라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삼양식품에 대해 올해가 아닌 내년의 실적 성장을 바라보며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닭볶음면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최근 주가 하락은 주가 매수 기회라는 것.
정 연구원은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영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양식품은 전날 월마트 등 미국 현지 유통채널 공급가를 이달부터 9% 인상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월마트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5개가 들어있는 제품 가격은 6.88달러에서 7.84달러로 약 14% 올랐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 2공장에서 생산되는 불닭볶음면은 3분기부터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되며 실적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실적을 선행하는 라면 수출 데이터는 빠르면 11월부터 반등하고 월별 수출이 지속해서 늘어나면서 내년 1분기에 이익 성장 모멘텀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미국 시장에서는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주요 유통 채널의 입점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또한 내년 중국 춘절 물량이 출고되면 1분기 실적에 집중 반영될 수 있고, 유럽은 거래선 정비 이후 수출 물량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박 연구원은 “생산능력(Capa) 증설과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내년과 내후년에 고성장이 기대된다”면서 “현재 시장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실적 모멘텀이 예상되지만 아직 반등 추세로 전환을 얘기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날 반등은 기술적 반등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시장의 매수세가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반도체와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등에 집중돼 있어 식품주까지 순환매가 나타날 시기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