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고객과 함께 설계…AI 병목 푸는 ‘뉴 메모리’ 만든다”

곽노정 “SK하이닉스, 고객과 함께 설계…AI 병목 푸는 ‘뉴 메모리’ 만든다”

SK하이닉스,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 비전 선언
HBM4·SOCAMM·HBF 등 차세대 메모리 로드맵 첫 공개

기사승인 2025-11-03 14:53:54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가 그리는 새로운 비전과 기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기술을 공급하는 제조사를 넘어, 고객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커스텀 HBM, AI-D(차세대 D램), AI-N(차세대 낸드)로 구성된 ‘뉴 메모리 솔루션’도 함께 공개하며 AI 추론 병목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곽 사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지금까지는 고객이 원하는 좋은 제품을 최적 시점에 공급하는 데 집중해왔다”며 “이제는 고객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생태계와 소통하며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제안하는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곽 사장은 AI 프로세서의 발전 속도에 메모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이른바 ‘메모리 월’을 현시점 가장 큰 난제로 꼽았다. 그는 “메모리의 역할을 다변화하고 확장해 컴퓨팅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가 그리는 새로운 비전과 기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이를 위한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커스텀 HBM △AI-D △AI-N으로 구성된 ‘뉴 메모리 솔루션’이다. 커스텀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주문형반도체(ASIC)의 일부 연산 기능을 HBM의 베이스 다이로 옮겨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방식이다.

AI-D는 용도별 맞춤형 D램으로, 총소유비용(TCO) 절감을 위한 저전력 D램, 초고용량 메모리, 로보틱스·모빌리티 등으로 활용처를 확대한 고품질 제품이 포함됐다.

AI-N은 차세대 낸드 라인업으로 △고속 입출력을 구현한 AI-N P △적층 기반 고대역폭 구조인 AI-N B △HDD 대체를 겨냥한 가성비형 AI-N D로 나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로드맵도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다. 2026년부터 △HBM4 16단 △HBM4E(8·12·16단) △커스텀 HBM4E를 순차 출시하고 2029년부터는 HBM5와 HBM5E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곽 사장은 “AI 추론 수요는 이제 성능뿐 아니라 총소유비용(TCO) 최적화로 확대되고 있다”며 “GPU에 있던 기능을 메모리로 옮겨 TCO를 낮추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할 글로벌 협업도 병행한다. 곽 사장은 “엔비디아와는 HBM 및 디지털 트윈 기반 AI 제조 혁신을 협의 중이고, 오픈AI와는 고성능 메모리 적용을 위한 장기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TSMC와는 차세대 HBM 기술, 샌디스크와는 고대역폭 낸드(HBF) 국제 표준화, 네이버클라우드와는 데이터센터 최적화를 위한 메모리·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곽 사장은 “지난 1년간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로 도약했고,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도 선정됐다”며 “고객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사람, 생태계 모두에서 1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