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미세먼지가 세포 대사까지 교란'… KBSI, 살아있는 세포 염증반응 실시간 규명

[쿠키과학] '미세먼지가 세포 대사까지 교란'… KBSI, 살아있는 세포 염증반응 실시간 규명

3D 홀로토모그래피·오믹스 결합 분석법 개발
세포 지질방울 축적, ·염증 유전자 활성 동시 검증
미세먼지, 세포 대사회로 무너뜨리는 메커니즘 제시

기사승인 2025-11-04 12:42:24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와 다중오믹스 융합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에 노출된 살아있는 대식세포에서 염증 반응과 지질대사 변화를 실시간으로 규명하고, PLA2 활성화 및 랜즈사이클 경로를 통한 염증성 리피드 바이오마커 생성을 확인했다. KBSI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3D-HT) 다중오믹스(Multi-omics)  분석기술을 결합한 독창적인 멀티모달 분석법을 개발, 미세먼지에 노출된 대식세포에서 지질대사 변화와 염증 활성화 간 연계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3D-HT는 빛의 굴절률 차이를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의 구조를 실시간 3차원으로 관찰하는 영상 기술이며, 다중오믹스는 전사체·지질체 등 다양한 생물학적 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연구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환경유해인자에 의한 염증 지속 기전을 밝혀낸 성과로, 향후 염증 완화와 치료전략 개발, 생체 내 유해인자 모니터링 기술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BSI 이성수·황금숙 박사팀은 전남대 동물공학과 김성학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미세먼지(PM)가 대식세포의 지질대사를 재편성해 ‘랜즈사이클’ 이라 불리는 인지질 재구성 경로를 과활성화시켜 염증 반응을 지속 유도함을 밝혀냈다.

공동연구팀은 표준 미세먼지 모델(ERM-CZ100)을 이용해 생쥐 유래 대식세포 RAW264.7, Mφ를 관찰한 결과, 세포 내부로 유입된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지질 방울(Lipid droplet)’이 함께 형성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지질 방울은 세포 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에스터를 저장하는 소기관으로, 에너지 대사와 염증 조절에 관여한다.

이런 변화는 미세먼지가 세포구조와 대사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영상으로 입증한 첫 사례로, 미세먼지의 독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염증 활성 표지자 ‘CDg16’과 지질 방울 염색을 활용한 실시간 정량 분석 결과, 염증이 먼저 활성화되고 이후 지질 방울이 축적되는 순차적 세포 반응이 관찰돼 염증-지질대사 연계성을 실제 영상으로 제시했다.

기존 3D-HT 기술은 세포의 형태 변화나 외부 미세입자가 세포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을 관찰하는 데는 유용했지만, 세포 내 대사 반응이나 세포소기관의 미세한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3D-HT에 다중오믹스 지질체·전사체 분석을 결합한 새로운 멀티모달 분석법을 개발했다. 

실험 결과 지질체 분석에서 지질 234종이 동정됐고, 세포막 인지질 유래 불포화 지방산 아라키돈산 등 염증 관련 지질 대사체가 2~3배 증가했다.

또 전사체 분석에서는 포스포리파아제A2(PLA2)를 비롯한 랜즈사이클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4~6배 이상 상승하고, 염증 관련 유전자 Tnf, Ccl2, Ptgs2의 발현도 함께 증가했다.

이는 미세먼지 노출이 PLA2 효소를 활성화시켜 인지질을 분해하고, 염증 매개물인 프로스타글란딘(PGE2) 등을 과도하게 생성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형광 인지질 기질 PCA2, PEDA1을 이용한 실시간 영상분석 결과, 리소인지질과 자유 지방산의 형광 신호가 약 1.5~2배 증가했고, PLA2 억제제 처리 시 PGE2 생성이 40~5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PLA2-Lands cycle이 미세먼지 유발 염증의 핵심 경로임을 입증했다.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통한 미세먼지 단일입자 이미징과 미세먼지에 노출된 대식세포 내의 입체적 변화 확인. KBSI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가 단순 독성 입자를 넘어 세포 지질대사 회로를 교란해 염증을 지속시키는 새로운 세포 내 기전을 제시한 것으로, 장기간 미세먼지 노출이 만성 염증성·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을 설명하는 첫 근거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비표지 세포 영상기술과 다중오믹스 분석을 결합한 통합 연구 전략을 제시해, 환경독성·암·대사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포대사 기반 바이오마커 발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와 다중오믹스를 결합해 살아있는 세포의 염증 경로를 실시간으로 규명한 첫 사례”라며 “이 기술은 향후 환경유해입자 독성평가와 염증성 질환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박사는 “이번 성과는 미세먼지가 인체 세포의 지질대사체계를 교란해 염증을 유발하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결과”라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등 환경유해인자 연구를 분석과학의 힘으로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달 5일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IF: 12.2, JCR 상위 5%)‘에 게재됐다.
(논문명: Activation of Lands Cycle-Mediated Inflammation in Living Macrophages Exposed to Label-Free Particulate Matter / IF = 12.2, / KBSI, 전남대 박정원(공동제1저자), KBSI 이주은(공동제1저자), 전남대 김현진(공동제1저자), 전남대 김성학(공동교신저자), KBSI 황금숙(공동교신저자), KBSI 이성수(공동교신저자))

(왼쪽부터)KBSI 박정원 연구원, 이주은 박사(위) / 전남대 김성학 교수, KBSI 황금숙 박사, 이성수 박사 (아래). KBSI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