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추진잠수함 협력·전작권 전환 논의…안규백 “핵무기 개발은 있을 수 없어”

한미, 핵추진잠수함 협력·전작권 전환 논의…안규백 “핵무기 개발은 있을 수 없어”

기사승인 2025-11-04 15:42:25
4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미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동맹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핵잠수함 도입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SCM 종료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승인했다”며 “미국은 군 당국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조선업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잠수함뿐 아니라 수상함, 전투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규백 장관은 “대한민국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 가입된 나라로서 핵무기 개발은 있을 수 없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흔들림 없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핵을 가질 수 없기에 미국의 핵과 한국의 재래식 무기를 통합한 핵·재래식 통합(CNI) 체제를 통해 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이번 SCM이 “양국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회의로,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며 “급변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국방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전작권 전환 추진 상황도 점검됐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3단계를 거치며, 현재 FOC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양국은 전환 일정을 조율하며 관련 평가를 마무리하는 시점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 장관은 한국의 국방비 증액 계획을 설명했고, 헤그세스 장관은 “대한민국이 미사일과 사이버 등 핵심 군사능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도 논의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미 동맹은 한반도 안정을 지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동시에 역내 다른 비상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대북 재래식 방어에서는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CM은 한미 양국 국방부 장관이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최고위급 회의로, 매년 양국을 오가며 개최된다. 통상 회의 후 공동성명이 발표되지만, 올해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율 중인 안보·관세 분야 ‘팩트시트’ 발표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