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슈퍼 사이클’ 기대… 원전 ETF, 고공행진

40년 만에 ‘슈퍼 사이클’ 기대… 원전 ETF, 고공행진

HANARO 원자력iSelect ETF, 연초 이후 206% 수익률
AI산업 확대로 전력난 문제↑
전문가 “국내 원전 산업 성장…원전 관련 ETF 투자 적기”

기사승인 2025-11-05 06:03:03

자료=코스콤 ETF 체크, 그래픽=임성영 기자

국내 증시에서 원자력 관련주가 관심을 받으면서 원자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인공지능(AI)산업 확대로 전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전력난 해소 해법으로 원자력이 부상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한 원전 투자 재개 움직임이 뚜렷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원전산업의 ‘슈퍼 사이클’ 진입 기대 속에 기술력을 갖춘 국내 관련 기업들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5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HANARO 원자력iSelect ETF는 올 초부터 전날까지 206% 수익률을 기로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HANARO 원자력iSelect ETF는 지난 2022년 6월28일 상장했다.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현대건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핵심 원전 밸류체인 기업 20종목에 투자한다. 

이밖에 △ACE 원자력TOP10(연초대비 상승률 155%) △RISE 글로벌원자력(122%)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74%) 등도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ACE 원자력TOP10 ETF는 개별 종목 리스크는 낮추고 원전 산업 전반의 성장성을 누릴 수 있도록 국내 약 25개사에 분산 투자한다. RISE 글로벌원자력 ETF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을 각각 70%, 30%의 비중으로 편입해 해외 성장성과 국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이 다른 원자력 상품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원전, 40년 만에 슈퍼사이클 부활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전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로 발전하면서 연산 처리량이 급증했고, 이에 따른 전력수요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기술 리더 역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원자력 발전을 대안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의 AI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는 약 3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이는 미국에서 25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강화 등도 고밀도·저탄소·운영비 절감 특성을 지닌 원자력이 다시 주목 받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국은 다시 원자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50년까지 원전 발전용량을 현재의 4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40년 만에 전세계 원전 사이클이 부활하고 있다”면서 “올해 원전 산업 재부상에 대한 기대감에 관련 기업의 주가가 움직인 시기였다면 내년은 그 기대가 현실로 전환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표적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Electric Company)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규모는 약 800억달러(우리돈 115조원)로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에너지 자립을 위한 산업 정책으로서의 원전 복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전문가 “국내 원전, 글로벌 진출 가시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원전 산업 성장 속에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지금은 마스가(MASGA)에 이어 한미 원전프로젝트인 마누가(MANUGA, Make america shipment great again)의 시대”라면서 “미국과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원전의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된 지금, 국내 원자력 관련 산업이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글로벌 원전 공급망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이며 설비제작, 시공, 운영 등 전방위적 수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장문준 연구원 역시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발주가 예상되고 한국 공급망의 분명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중국이 원전 프로젝트에서 반복적인 발주와 수행을 통해 효율성과 기술을 축적했듯, 서구권 역시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속적 프로젝트 체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자유진영에서 가장 반복적이고 성공적인 원전 수행 경험을 가진 한국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그는 “단순 기업이 아닌 한국 원전 산업 전체의 리레이팅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일 △TIGER 미국AI전력SMR ETF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미국에 상장된 우량 전력인프라 기업 10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뉴스케일파워와 오클로 등 AI 전력 게임체인저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주도주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에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가스터빈(GE버노바) 및 연료전지(블룸에너지)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