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더 떨어져”…휘청이는 비트코인 “분위기 반전 어렵다”

“주식보다 더 떨어져”…휘청이는 비트코인 “분위기 반전 어렵다”

기사승인 2025-11-06 17:08:57
5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주요국 증시를 비롯해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에브리씽 랠리 흐름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소외된 모양새다. 이달 들어 10만달러선이 붕괴되는 등 좀처럼 상승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의 추세적인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4시19분 기준 10만3190달러로 최근 1개월 동안 16.7% 급감했다. 지난달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2만6210달러와 비교하면 18.24% 떨어진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전날 10만달러선이 붕괴된 9만9607달러로 주저앉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펼친 것과 상반된 상황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달 6일 2만2941.67에서 전날 2만3499.80으로 2.43% 올랐다. 아울러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4만7944.76에서 5만212.27로 4.73% 뛰었다.

국내 증시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코스피 지수는 추석 연휴에 따른 장기 휴장 직전인 지난달 2일 3549.21에서 이날 4026.45로 13.44% 급등했다. 코스피 대비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는 코스닥 지수마저 같은 기간 854.25에서 898.17로 5.14%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중순부터 상승보다 하락을 거듭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통상적으로 지난 2018년부터 매년 10월마다 이어졌던 업토버(UP·tober, 10월 상승장) 현상도 종식을 맺었다. 디지털 시장 데이터 제공사 카이코의 애덤 매카시 연구원은 “가상자산은 금, 주식과 함께 사상 최고치에서 10월을 시작했다”면서도 “그러나 불확실성이 닥치자, 다수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떠났다”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지난달 초 비트코인 랠리 직후 발생한 대규모 청산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약 568조원) 증발했다. 비트코인 등 관련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하루 만에 역사상 가장 큰 190억달러(약 26조원)가 청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맞서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대중관세를 예고한 여파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무역제재 발표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특히 주식보다 가상자산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원인은 역사적인 연쇄 청산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비트코인 강세에 가상자산 선물 미결제약정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레버리지가 높아짐에 따라 급락세는 청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상승세가 쉽사리 나타나지 못할 것으로 진단한다. 대규모 청산에 따른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시장 신뢰 저하가 원인으로 부각된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과도한 공매도 등으로 공정하지 못하다는 불신이 퍼지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 구조적 불신과 불투명성은 비트코인 시장으로의 신규 자금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번 대규모 청산이 파생상품 시장뿐 아닌 현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재 가상자산은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량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급격한 변동성 발생으로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면, 연쇄적으로 현물 가격에 대한 충격 전이와 시장 공포 심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김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진정한 디지털 금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변동성 완화와 시장 구조 개선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현물 거래 비중 확대, 투명한 가격 형성 메커니즘 구축, 레버리지 한도 관리 등으로 건강한 가격 발견 기능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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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